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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천명관] 균형 잡힌 시각

by 발비(發飛) 2010. 5. 19.

 

 

작가 천명관의 인터뷰 중에서

 

젊을 때는 다 힘들죠. 저는 그런 것이 문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럼 저보다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겠죠. 존 어빙이 이런 말을 하기도 했어요. 가장 평범한 사람이 더 좋은 작품을 쓸 확률이 높다고요. 파란만장한 경험이 트라우마나 콤플렉스가 되어, 사건을 과장할 수도 있고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계를 보기가 어려울 수 있죠. 오히려 상처받지 않고, 평범하게 자란 사람들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키처럼요. 우아하게 사셨잖아요.

 

 

누군가 또 말했다.

결국은 가문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고.

 

그 사람은 그 예로, 일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들었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매화라고 상징되는 이유, 인내라는 것도 좋은 가문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자신의 피에 흐르는 믿음, 기질 때문이라고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복숭아꽃에 비유한다. 그 꽃이 화려하지만 결코 단정하지 않다. 그 열매가 달기는 하지만 벌레가 꼬인다.

그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뿌리가 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천명관의 인터뷰를 보다가 일본의 두 영웅이 생각났다.

결국은 내면이다.

경험, 행하고 있는 것은 표면일 따름이다.

경험, 행동이 내 골수에 박혀 디앤에이까지 작용할 수 있도록 공고해져야 하는 것이다.

천명관이 나왔던,  책을 읽는 밤이라는 프로의 패널로 나오는 탁석환이라는 사람은

교양을 어떤 대상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라고 했다.

그것이 내게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냐가 아니라, 반응을 어떻게 수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많이 겪은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자신의 그릇에 담아 낼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자신의 그릇, 이라는 하나의 조건과

얼마나, 라는 두 번째 조건.

그것이 결국은 힘이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우리네 할머니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내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열권을 쓰고 백권은 쓴다는 이야기가 실현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럼 방법은 하나이다.

온갖 것들을 겪어야 한다면, 그것들을 겪자.

그리고 그것들을 뚝딱뚝딱 때려넣어서 평균을 잡아 내자.

그것이 축적되어 교양이 될  것이고, 거리가 될 것이고 균형이 될 것이다.

 

 

나에게 이런 주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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