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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새 동네

by 발비(發飛) 2008. 10. 26.

이사한 곳이 맘에 든다.

 

전철역에서 집으로 가는 10분정도 시장 비슷한 것을 지나게 된다.

예닐곱집 건너 한 집씩 있는 철물점.

그 사이로 있는 벽지 장판집.

그 사이로 세탁소와 옷 수선집.

아이스크림을 50%나 할인해서 파는 슈퍼.

또...

정육점과 생선가게... 채소가게...

 

마치 8분의 6박자 리듬처럼..

잦은 간격으로 음들이 이어지듯 사는데 필요한 것들이 나래비 줄을 서 있다.

대형할인마트와는 다른...

리듬을 가진 거리.

 

금요일 늦은 퇴근길.

야채가게에서 떨이가 한창이다.

콩나물이 한 바구니에서 500원이라며 소리소리친다.

그래서 500원어치를 샀었다.

홍시가 한 바구니에 2000원이고, 고구마가 한 바구니에 3000원.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동안

콩나물은 나물로 무치고, 김치콩나물국도 끓여 이틀을 먹고.

고구마는 생각날 때마다 군고구마 냄비에 두세개씩 구워서 몇 번이나 먹었다.

그리고 또 홍시는 씻어서 냉동실에 얼렸다가 아이스크림이 생각날 때마다 스푼으로 떠서 간식으로 먹었다.

 

창문은 남으로 난 바로 길 옆이다.

제 집으로 가는 사람들만 지나는 길...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창이 향한 길을 지나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오늘 아침 같이 햇살이 쨍하니 뜨면,

방 가득히 똑같은 햇살이 쨍하니 든다.

 

지난 주 나의 위를 내시경한 의사는 위가 염증때문에... 몇 군데나 헐었다며...

꼬박꼬박 밥 찾아먹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 한달이면 낫는다했다.

 

새로 이사한 동네 시장통을 매일 지나다보면

산다는 것이 참 간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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