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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작가미상]잠재혼은 자아혼과 춤추고....

by 발비(發飛) 2007. 8. 8.

잠재혼은 자아혼과 춤추고 상상혼이 영혼을 노래했다

 

무명씨

 

자신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했다

자신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했다

자신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가장 사랑했다

자신은 자신을 사랑했다

자신을 사랑했다

자신은 자신감에 넘쳤다

자신은 자신이 됐다

자신이 곧 자신이다

자신이 자기 작품이다

자신이 곧 작품이다

자기작품이다

작품.

 

작품혼은 노래하고 열정으로 춤추며 절정!

 

작품은 꿈이다

작품은 작가의 꿈이다

작품 모두가 꿈이다

작가의 꿈

꿈이다

내 꿈

내 작품은 내 꿈이다

내 꿈이 내 작품이다

삶은 꿈이다

삶은 작품이다

내 삶이 내 작품이다.

 

야근 중이었다.

관상에 관한 책을 교정보다... 참 많은 인간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사람은 이렇게 생겼는데... 이런 사람이겠구나

저 사람은 그렇게 생겼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하면 더 좋았겠구나

그렇게 내가 알고 지낸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다, 그 사람 모두를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커피 한 잔을 마셔야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니까 말이다.

 

맑고 뜨거운 커피를 한 잔 들고오다 프린터 앞에 놓인 단 한 장의 A4용지가 눈에 띄었다.

무심히 읽으니 양면이 다 프린트가 되어있다.

한 면에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어느 사람의 습작시같았다.

그리고 그 뒷면에 쓰여진

잠재혼, 자아혼, 상상혼, 춤, 노래, 작품.... 자신

이라는 말들로 채워진 한 면!

 

무심히 읽어내려가던 난 내 안에서 에너지의 근원같은 것을 느낀다.

내 에너지의 근원이 가슴아래 어디쯤인지 그 곳에서 빳빳히 올라오는 무형의 힘이 있었다.

이 글은 아주 유명한 사람의 것일 수도 있고, 아님 어느 문학지망생의 글일 수도 있다.

당장 사무실을 향해

"이거 누구것인 줄 아는 사람있어요?" 하고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얼굴...

그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어떤 삶으로 규정되어버릴 그 얼굴-삶과 자신과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어떤 이의 껍데기.

그 얼굴을 피한다.

 

하지만 좋았다.

시가 아니라 사무실이라는 공간이 참 좋았다.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수십명 중의 한 명이 자신에 대해, 삶에 대해, 영혼에 대해 정성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그 사람이 직접 쓴 글이 아닐지라도 누군가의 글을 담고 싶어 프린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난 이 사무실이 뿌듯했다.

자랑스러웠다.

아이처럼 생각했지.

나도 누군가에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단 한 순간이라도 행복한 이유가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지.

그정도쯤이면 난 위의 글에 나오는 것처럼 나 자신을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한 순간 바라보게 하는

내 앞에서 누군가가 서성이게 만드는

그런 자기작품이면서 자신이 작품이 되는 그런 순간.

그럼 작품을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꿈 또한 이루는 것이다.

 

마치 돈오를 한 듯이.... 삶의 의미는, 목표나 꿈은 그렇게 해결될 수도 있다.

그 어떤 것 후의 행복함을 잠시 느꼈었다.

 

잠재혼은 자아혼과 춤추고 상상혼이 영혼을 노래했다.

 

 

이 보다 더 ... 내 꿈을 잘 표현 문구를 본 일이 없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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