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절거림

혹 이 사람이 무얼하고 있는건지

by 발비(發飛) 2007. 5. 14.

혹 이 사람이 요즘은 무얼하고 있는 것인지.

 

이 사람에게 제 속을 말할 곳이라고 모니터 밖에 없었던 것을 아실텐데,

이렇게 주절거리며 살던 사람이 어느 말 말을 뚝 끊어버렸네요.

수다스럽던 말을 끊어버리더니,

하루는 문 마저 잠궈버리더니,

또 어느날은 쪽문 하나를 열더니,

아무 소리도 나지 않더니,

누군가의 책 읽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 사람이 제 속을 주절거리는 소리를 더는 들리지 않더란 말이지요.

 

뭐 꼭 그 사람에게 신경을 써서가 아니라

매일 주절거리던 사람이 조용하니 신경이 쓰이더란 말이지요.

 

오늘은 참을 수 없어,

너 대체 뭐하고 사느라 말을 끊어버렸냐고 물었더랬지요.

그 사람 첫마디는 "정신 없어!"

 

그리고는 이어지는 말이요.

 

" 난 요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적응훈련 중이예요. 낯설기도 하고 낯익기도 한 일인데......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일이 익숙해지면 주절거리던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있을 것 같은데요. 주절거리던 시간이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는데, 전 요즘 어디쯤 있는 걸까요? 주절거리지 않으니 들을 수가 없네요."

 

그렇구나 그랬지요.

 

이 사람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다네요.

그 사람의 표정으로 보아 그 일을 재미있어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더랬지요.

좀 피곤해 보이기는 하지만, 익숙해지면 괜찮겠지요.

 

오늘도 그 사람은 회사 MT를 다녀왔답니다.

 

 

 

 

 

 

 

 

간혹 이 사람의 소식을 대신 전해드리겠습니다.

혹 이 사람의 소원대로 '飛나이다' 날아오를지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주절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업무일지-2  (0) 2007.05.23
업무일지-1  (0) 2007.05.22
Cass RED 6.9%  (0) 2007.04.11
누군가를 파견보내고 싶다  (0) 2007.03.16
사라지다  (0) 2007.03.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