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씰
한영애 작사/엄인호 작곡
루씰! 풀밭같은 너의 소리는
때론 아픔으로 때론 평화의 강으로
그의 마음속에 숨은 정열들을 깨워주는 아침
알고있나 루씰
그는 언제나 너를 사랑하네
루씰! 금속같은 너의 노래는
때론 땅위에서 때론 하늘 저 끝에서
그의 영혼속에 가리워진 빛을 찾게하는 믿음
알고있나 루씰
그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네
루씰! 수줍은듯 너의 모습은
때론 토라지듯 때론 다소곳하여
그의 작은 손짓에도 온몸을 떠는 바다속의 고요
알고있나 루씰
나도 너처럼 소리를 갖고 싶어
친구가 나를 타임머신에 태워 오래전으로 잠시 돌려놓았다.
한영애, 루씰... 코뿔소....
세상에 직업이라고는 공무원과 시장 장사치들이 전부인 줄 알고 있었던 때,
세상에는 딱 두 부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고 알고 있었던 때,
신촌블루스
세상엔 다른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었다.
엄인호의 동그란 안경과 긴 머리.
카세트 테잎의 파랑색.
흔들리고 휘어지는 노랫말과 노래가락.
그 안에 한 명의 여자였던 한영애
비비케이츠나 올리비아핫세나 소피마르소 보다도 더 멀게 느껴졌던 여자였다.
그여자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난 특별해지는 듯 느껴졌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환각에 빠진 사람처럼 내가 한영애의 몸 속으로 들어가
힘이 있는 여자로
생각이 있는 여자로
잠시 살았다 나온 듯 했다.
노래 안에서 나오면 현실은 잠시 낯설었다.
앞에 놓인 교과서 놓인 책상이며,
정확한 시간에 얌전히 앉아서 밥을 먹어야 했던 밥상이며,
현관 옆에 놓인 실내화 든 신발주머니며,
그런 것들이 낯설었었다.
그 낯설음은 하늘에 든 해를 한참보다가 고개를 내려 다시 걸음을 걸을 때 느끼는 짧은 부적응이었다.
밝음을 떼어놓지 못하는 동공처럼
깜빡거려야 하는 눈처럼
떼어놓아야 할 다른 세상이었다.
루씰은 비비킹이라는 뮤지션의 기타이다.
내가 자유라는 환각쟁이였던 한영애는 루씰을 넘보고 있다.
비비킹의 소리인 루씰과 스스로의 소리를 가진 루씰을 꿈꾼다.
가수인 한영애는 루씰이라는 기타처럼 소리 그 자체이고 싶어한다.
자신이 악기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결국 자유라는 것은,
내가 한영애에게서 본 자유라는 것은,
전적으로 누군가가 되는 것이 아니었을까?
가수인 한영애가 전적으로 가수로 보였기에 그에게서 자유를 본 것이 아니었을까?
결국 자유라는 것은,
전적으로 무엇이 된다는 것.
내가 꿈꾸는 자유로움은 전적으로 무엇이 되었을 때라야만 가질 수 있는 것.
육체와 영혼이 전적으로 하나에 갇혀지내는 것,
육체와 영혼이 어느 한 자리에 꽉 채울 때 느껴지는 것,
그것 안에 있을 때 자유로운 것,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수 없다.
하나인 어느 것 안에 내 몸이 가득 채워질 때 틈하나 없이 꽉 메워질 때라야만 자유로울 수 있다.
물고기다.
티끌만큼의 틈도 없이 물과 나 뿐인 세상에서라야만 호흡할 수 있는
아가미호흡을 하는 물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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