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고독
-카프카 아포리즘 . 청하. 162쪽
혼자있는, 혼자 걷는,
그리고 혼자 햇빛 내리쬐는 곳에 누워 있는 즐거움은 아마 모를거요.
혼자서 멀리 걸어간 본 적이 있기나 했었소?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과거에 많은 비운과 행운을 맛보았어야 하는 것이라오.
소년 시절에 나는 혼자 있었던 적이 많았는데,
그것은 다분히 강요에 의해서였고
구속없이 행복을 느꼈던 적은 드물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나는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듯 즐거운 고독 속으로 달려간다오.
홀로 걷는 산길을 행복하다.
산과 바다, 들판에서 혼자 있으면 가슴이 뽀개지도록 행복하다.
거침없이 하늘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거침없는 하늘을 향해 두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바람과 손을 잡을 수 있어 행복하다.
살가운 바람의 손과 손깍지를 끼고 있으면 행복하다.
가끔 귓볼 뒤로, 머리칼로 스치는 바람의 손길을 느끼면 혼자여서 행복하다
바람과 하늘은 사람에게서 느꼈던 기억을 되새김할 수 있어 행복하다.
바람과 하늘은 사람처럼 시한부생명이 아닐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맘껏 행복하다
바람과 하늘이 좀 덜 마른 생채기를 호호 불어주고 말려주면 더욱 행복하다.
쓰려서 시원한 즐거운 고독.
이 모든 것은 기억에서 출발한다.
기억될 삶은 가차없는 계산을 한다.
어느날은 손익분기점을 넘어 즐거운 고독의 팽팽한 균형이 행복함으로 좀 기울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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