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치소서
John Donne
내 심장을 치소서
삼위일체의 하나님.
당신은 지금껏 두드리시고,
풀무질하고, 다듬고, 또 고치려 하셨나니
그래야 제가 일어서나이다. 저를 집어던지시고
당신의 온힘을 기울여, 깨뜨리고, 때리고, 태우고,
새롭게 만드소서.
나는 강탈당한 마을처럼, 또 다른 그날까지
당신을 받아들이려 애쓰나이다.
하지만,
오, 그날은 오는지요
내 안의 당신의 대행자인 이선은 나를 지켜야 하오나,
사로잡혀, 나약하고 또 거짓될 뿐이옵니다.
진실로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자 하오나
당신의 적과 언약이 되어 있나니,
나를 파혼시켜 주시고, 가두어 주소서.
나는 당신이 구속하지 않으면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또 결코 순결할 수도 없나이다.
시를 읽으며 아멘!하고 소리치고 싶었다.
아멘하며 이 시를 읽는 순간이 기도 그 자체가 되기를 하고 바라면서도 다치고 싶지는 않다.
내 몸과 마음 털끝 하나도 다치고 싶지 않다.
날 두드리라고 기도하지만
풀무질하라고 기도하지만
그래서 물건 하나 만들어달라고
몫을 하는 물건 하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만
내 몸과 마음이 아플 생각을 하면 견딜수 없어 피하고 싶다. 아니 도망가고 싶다.
난 그런데
존단은 이렇게 시를 쓰다가
세상 온갖 것에 자신을 빗대어 스스로 채찍질 하는 시를 쓰다가
신부님의 길로 들어갔다한다.
한도 없는 시를 쓰고 한도 없는 사색을 하다
신의 아들이 되기로 했단다.
멋진 신부님이 되었을 것이다.
아주 멋진 그 분을 닮은 신부님이었을것이라 믿는다.
'읽히는대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정]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0) | 2007.03.14 |
---|---|
[김혜순] 쥐 (0) | 2007.03.09 |
[마종기] 바람의 말 (0) | 2007.02.28 |
[위선환] 등자국 (0) | 2007.02.26 |
[위선환] 나뭇잎을 딛고 걷다 (0) | 2007.0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