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겨듣는 曰(왈)

[공지영] 그거 바보 같은 거 아니야.

by 발비(發飛) 2007. 1. 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
 
착한 거, 그거 바보 같은 거 아니야.
가엾게 여기는 마음, 그거 무른 거 아니야.
남 때문에 우는 거,
자기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가슴 아픈 거,
그게 설상가상이든 뭐든 그거 예쁘고 좋은 거야.
열심히 마음 주다가 상처 받는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로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극복도 잘하는 법이야.
 
그런거지.
바보같은 거, 무른 거, 우는 거, 가슴 아픈 거, 정말 설상가상이지만
맞아 그런거잖아.
열심히 마음주다가 상처받은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닌거지.
 
정말 최선을 다해
바닥을 박박 긁으며 애쓴 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 그런거야?
진심을 다했으면, 극복도 잘 하는 법이라구?
 
텅 비어버렸어.
정말 텅 비어버렸어.
온 몸에 아무 것도 없는 거 같아.
오장육부도, 피도, 뼈도, 근육도, 아무 것도 없는 거 같아.
 
이제 내 몸은 빈 그릇이야
이제 난 빈 그릇이야
무엇을 담을 때 쓰였던 것인지 조차 알 수 없는 텅 빈 그릇이야.
 
바람이 와서 휘돌아가도 좋고
구름이 살짝 발끝만 대고 가도 좋고
먼지가 쌓여 씨 한 알 움을 틔워도 좋고
 
 
새해 첫 날, '공지영'이라는 이 여자가 '푸로작'을 제대로 대신해주는군!
 
 
 
 
 
 
 
 
 
 
 
 
 
 
 
 
 
 
 
 
 
 
 
 

'새겨듣는 曰(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드레 지드] 10월 9일  (0) 2007.02.07
[빌 게이츠& 간디] 어록  (0) 2007.01.01
[릴케] 그 문제를 살라  (0) 2006.12.14
[간디]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0) 2006.11.21
대질. 톨스토이와 그의부인  (0) 2006.10.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