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446 [하재봉]유년시절 -유년시절- 하재봉 1. 강마을 외사촌형의 새총을 훔쳐들고 젖어드는 새벽강의 머리맡을 돌아 갈대숲에 몸을 숨길 때, 떼서리로 날아오르는 새떼들의 날개끝에서 물보라처럼 피어나는 그대 무지개를 보았나요? 일곱 개 빛의 미끄럼을 타고 새알 주으로 쏘다니던 강안에서 무수히 많은 눈물끼리 모여 흐.. 2005. 5. 12. [조정권] 목숨 목숨 조정권 마음의 어디를 동여맨채 살아가는 이를 사랑한것이 무섭다고 너는 말했다 두 팔을 아래로 내린채 눈을 감고 오늘 죽은 이는 내일 더 죽어있고 모레엔 더욱 죽어 있을거라고 너는 말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틈에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 이 세상 여자라면 누구나 바라는 아주 평.. 2005. 5. 10. [조정권] 이 마음의 길 이 마음의 길 조정권 서울 미대교수 옷 길가에 벗어서 잘 개어놓고 혜화동 골목길 공주집 귀퉁이에 쭈그리고 취해있는 장욱진이 걸치고 있는 초겨울 햇빛. 그 햇빛 옆이 나 사는 곳. 세상은 넓다 내가 디디고 있는 곳은 가로 30 세로 40 정도 일 것이다. 매일 아무리 많은 곳을 다니더라도. 내가 디디고 .. 2005. 5. 10. [황지우] 햄릿의 진짜 문제 햄릿의 진짜 문제 황지우 1 어머니를 묻고 산을 내려와 뒤돌아보니 나주 全域에 만발한 배꽃들이 땅 위에서 가장 근사한 잔치,배풀어 놓았다 봉분이 나오자 일꾼들은 삽 들고 내려가고 예순 넘은 장형,스님 체면 아랑곳하지 않고 땅바닥에 굴러 어머니,아부지를 목놓아 부르는데 아우와 나는 각기 다.. 2005. 5. 9. [천상병] 갈대 -갈대- 천상병 환한 달 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 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약한 이에게서 받는 위안이 있습니다. 갈대밭에 가면 봄에 갈대밭을 가도 여름에 갈대밭으 가도 가을에 .. 2005. 5. 9. [류시화] 별에 못을 박다 -별에 못을 박다- 류시화 어렸을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패러디.... -별에 못을 박다- 어렸을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벽너머에는 아.. 2005. 5. 9. [안도현] 섬 섬- 안도현 '섬'하면 가고 싶지만 섬에 가면 섬을 볼 수가 없다 지워지지 않으려고 바다를 꽉 붙잡고는 섬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는 것을 보지 못한다 세상한테 이기지 못하고 너는 섬으로 가고 싶겠지 한 며칠,하면서 짐을 꾸려 떠나고 싶겠지 혼자서 훌쩍,.. 2005. 5. 9. [서정주] 신록 -신록- 서정주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신라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의 바람속에 떨어져 .. 2005. 5. 9. [김영승] 숲 속에서 -숲 속에서- 김영승 작은 새 한마리가 또 내 곁을 떠났다 나는 그 새가 앉았던 빈 가지에 날아가 버린 그 새를 앉혀 놓았다 많은 사람이 내 곁을 떠났다 떠나간 사람 죽은 사람 나는 아직도 그들이 앉았던 빈자리에 그들을 앉혀 놓고 있다 그들이 없는 텅빈 거리를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말없이 걷는다 .. 2005. 5. 9. 이전 1 ··· 45 46 47 48 49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