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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밤나무길 신부님

by 발비(發飛) 2006. 9. 30.
http://blog.daum.net/binaida01/2913798  - 작년에 쓴 글을 링크해둔다.



안톤 가스탐비드 신부님.
한국명; 한상덕, 나만부르는이름;밤나무길신부님.

전화를 했었다.

"신부님! 담주에 갈께요. 아마 이번엔 한참 있을 것 같아요."
"무슨 일 있어요? 꼭 와야 해요. 방 있어요. 언제와요? 금방 봐요."

내일은 봉화 우곡성지 신부님께로 가려한다.
뭔가 전환이 필요한데, 전환이 되지 않을 때면 최소한의 충격으로 나를 전환시키기위해 찾는 곳이다.

그 곳은 아주 조용할 것이다.
한사람도 그 곳을 찾지 않는 날도 많은 것이다.

계곡 물소리에 아침잠을 깰 것이다.
세끼 먹을 밥을 해서 한 가지 반찬과 밥을 먹고,
앞산과 뒷길을 번갈라가며 산책하겠지.
가끔은 삽살개 '수라'도 데리고.

몇 권의 책을 방바닥에 펴 놓고, 구를 때마다 다른 책을 읽겠지. 그리고 졸기도 하겠지.
'수라'의 짖는 소리가 들리면 몇 분쯤을 같이 놀고 아님 혼자 놀고.

매일 오후 4시30분이면 50미터정도 떨어져있는 사제관으로 갈 것이다.
그 시간이면 신부님의 기도시간이 끝나고 30분간 함께 커피를 마실 것이다.
사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은 계곡에 가로 질러 놓인 작은 다리에 걸터 앉아 보내겠지.
 
밤이면
아, 지금은 추석이라 보름달이 ... 곧 달이 없어지면, 정말 많은 별이 있는 하늘을 밤새 보겠지.
가끔은 너구리같은 들짐승의 울음소리에 놀라 발발 떨면서 방으로 들어가겠지.

하루 하루를 그렇게 보낼 것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다면, 그 시간이 아주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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