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인사드립니다.
꾸벅! 꾸벅!
두 달간의 인도 일정을 마치고 오늘밤 기차로 인도의 국경인 고락뿌르로 이동을 한 뒤
국경을 넘어 네팔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인도 일정 두 달 동안 제 사진을 올린 적이 없었는데,
(사실 사진이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찍어줘야 내 얼굴이 나오는데... 제 사진이 몇 장 생겼습니다.)
가족, 친구, 그리고 선생님
혹 제가 고생이나 하지 않나 노심초사하심이 심하신듯 싶어 최근 10일전의 사진으로다가 올립니다.
서울에서 있을 때보다 더 건강하고 더 잘 먹고 더 잘 자고....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생과는 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사진을 올릴 수 있는 피씨방에 온 것을 너무나 다행으로 생각하며,
그리고 저를 걱정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제가 저의 모습을 올리는 순간,
저도 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짐을 느낍니다.
고생에 관하여 잠시 딴 소리 추가!
사람들은 이야기 합니다.
왜 그 고생을 하고 다니는거야.
그래서 저가 저에게 묻습니다.
'내가 정말 고생을 하나?'
제가 저에게 진심으로 대답합니다.
'고생 안 하는 것 같아.'
여행지엔 여행객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고생하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쉬고 있는 중입니다. 말 시키지 마세요."
정말 쉬고 있는 중입니다.
서울에서 무슨 고생을 얼마나 했길래
이 넓은 땅에서 이리저리 다니면서 고생이라고 말하지 않는건지.
저도 의문입니다.
현대인의 고생이라는 것은 언젠가부터 노동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현재 일어안고 있는 일때문에 고생을 한다기보다는
미래에 일어날 일 혹은 과거에 일어난 일때문에
그 올가미에 발을 낀 채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발에다 현재란 올가미를 낀 채
아무리 쉬운 일을 한 들 그 사람에게 에너지의 소비량은 자신의 용량보다 많을 것입니다.
여행이란 것은
현재라는 올가미 느슨히 두고 과거와 미래를 좀은 멀리서 보게 되는 것입니다.
숨 헐떡임도 줄어들고 보폭은 좀 넓어지고 그래서 눈은 좀 더 멀리를 보게 됩니다.
이제 언젠가는 그렇겠지요.
여행이라는 것이 올가미가 될 수도 있는 날이 있겠지요.
그 때가 되면 여행이 고생스러울 것입니다.
그저 이 여행이 제게는 아직 고생스럽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과거와 미래라는 앞 뒤를 좀 더 멀리서 그 실체를 보고 싶을 뿐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말이죠.
저에게 이 말을 해줄랍니다.
저의 과거와 미래가 현재의 올가미가 좀 느슨하여 좀 더 객관적으로 보인다면,
객관화된 저의 모습이 비록 초라하고 작더라도
원래 우린 모두 작으니.... 결국은 도토리 키재기 아니겠냐고...
그래서 그저 지금처럼
하루를 탈없이 보내는 것이 목표인 여행처럼 살아가라고 저에게 꼭 말해주려고 합니다.
고생한다고 믿고 계시는 여러분들께
너무 즐건 모습으로 나타나서 괜시리 민망하기도 하답니다.
오늘밤 전 또 다른 나라 네팔로 갑니다.
네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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