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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레.. 샨티스투파

by 발비(發飛) 2006. 7. 3.

 

 

 

말로만 듣던 고산병!

증상을 알려드립니다.

일단 짚을 타고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히말라야 도로를 오르는 순간,

뒤통수쪽이 부풀어 오르는 듯 하더니, 두통, 구토, 혼미... 아! 이거구나!

당황하지말자.

말이 고산병이지 병이 아니라잖아.

그저 시간이 지나 몸이 높은 산에 익숙해지면 되는거라잖아.

숙소를 구하고... 입술이 파랗게 되어버린 나의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며,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이런 것도 경험할 수 있는거구나!

지금 이 걸음으로 나서지 않았다면 얻지 못할 경험이구나....

그저 달게 느껴보자.

 

그런데 이 고산병이란 것!

마치 자신이 귀부인이라도 된 듯이 몸을 노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걸음도 천천히

머리는 숙이지 말고 꼿꼿이

계단을 오르거나 내릴 때도 아주 우아하게

누울때나 앉을 때도 천천히...

걸음 하나 하나에도 몸을 배려하고, 말하는 것에도 강도를 조절하고,

너무 크게 웃어도 안되고, 그렇다고, 새침하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어도 안되고...

이틀을 그렇게 지내다보니, 고산병이라는 것이 귀족이 되는 연습이라도 되는 것처럼 좋았다.

뭐랄까.

몸은 항상 머리나 가슴의 기동대같은 것이었는데, 고산에서는 몸이 최우선이었다.

머리와 가슴이 몸을 배려하여 움직이고, 감정을 다스리고 판단하지 않으면 바로 두통에 시달린다.

이 곳 해발 3500미터 히말라야 고산에 올라 간만에 몸이 호강하며, 귀족입네 호강하며 이틀을 죽어지냈다.

 

그리고 어제.

일본에서 이 곳 히말라야에 세웠다는 사리탑 산티스투파에 올랐다.

일본이라는 것을 배제하자.

그저 높은 곳에 있으면서 더 높은 곳에 올라 설산과 같은 높이 서 본다는 것.

산티스투파를 오르기 전,

느린 걸음으로 그 아래에 서서, 끝없는 계단을 보면서 생각했다.

한 걸음 옮기기가 이렇게 힘이 든데, 저 곳을 오를 수 있을까.

그건 올라봐야 하는거였다.

열계단쯤 올랐을까?

심장이 터지는 듯하다.

태양이 분명 가깝다.

뜨거워서 위를 볼 수도 없다.

이 곳은 일년에 80미리리터 안밖의 비밖에 오지 않는다.

너무 건조하다.

발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더니, 발바닥의 껍질들이 순식간에 일어난다.

발가락과 발바닥이 여러겹으로 켜켜이 일어나더니, 땀 나는 것을 멈추었다.

가슴을 잡고, 잠시 쉰다.

설마 터지지는 않을거라는 믿음정도는 있다.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계속한다.

두 세명의 사람밖에는 없다. 그들 모두 웃을 힘도 없다.

고도가 높다는 것, 그것은 적응하지 못한 자들에겐 숨쉬는 것조차 고통인 것이다.

천천히 천천히

언제 올랐는지 기억도 없는데... 오르긴 올랐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하늘하고 딱 붙은 땅이 보인다.

설산과 나란하다.

저기 보이는 여행자처럼 나도 저렇게 하늘과 나란히 서 있다.

낮달이 떠 있고, 태양은 머리맡에 있고, 멀리 하얀 눈을 쓴 히말라야는 아직도 더 높은 곳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저 그 곳, 뜨겁고 무거운 곳에서 한참을 내려다 본다.

 

그 곳에서 어찌 살 생각을 했을까.

사방은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에, 흙은 모두 모래다.

그 곳에 텃밭을 가꾸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 곳에서 왕궁을 세웠고, 곰파라는 사원을 세웠고, 나누고 모아서 어울려서 살았다.

어찌 이 곳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든 이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내려다본다.

그들을 달리 볼 수 밖에 없다.

하늘 가까이에서 내려다 본 레라는 곳, 나에게 뭐라 말하나.

 

힘들다고?

그래서 숨을 쉬지 못한 적이 있었냐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몸이 정지되어 본 적이 있었냐고?

 

아니다.

그런 적이 없다.

아직은 그런 적이 없다.

그렇게 아파 본 적이 없다.

 

숨쉬는 것이 최대 과제인 이 곳 '레'에서 살아가고 있다.

 

어제는 그랬고...

오늘은 틱세곰파라는 곳에 버스를 타고 다녀왔다.

한시간쯤을 걸었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 즐거웠다.

물론 숨을 쉬는 것이 최대 과제였지만, 어제 보다 나은 호흡을 하고 있는 .. 바로 적응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간만에 사진을 올려봅니다.

마구 섞여 있어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정리가 되지 않아, 그저....

저의 사진을 올려 저를 궁금해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지만...

안됩니다.

인도인이 다 되어있는 저는 좀 자제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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