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감각을 찾는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자전거를 탄 지가 25년이 된 사람이 있다.
그는 25년 전 그 곳이 아닌 비행기로 12시간을 간 곳에서 자전거를 탔다.
시도 공도 물도 모두 다른 곳에 선 그가 두 발 자전거에서 균형을 잡는다.
땅에서 발을 떼는 순간 몸이 향하던 방향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첫 느낌을 기억한다.
열 한 두 살에 땅에서 발을 떼는 순간, 앞을 향해
그가 그 때도 알았을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그 길로 그대로 발을 땅에 닿지 않고 그저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기만 하면,
둥근 지구의 틀을 지나 우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좀 더 강하게 저어나가면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열 한 두살의 그는 자전거의 페달을 밟았었다.
자신의 발보다 더 빠른 바퀴에 몸을 싣고 살아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이었다.
그가 그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다시 페달을 밟았다.
1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그는 땅에서 발을 떼고 둥근 지구 밖을 향해 돌진 할 수 있었다.
나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지구라는 중력이 지배하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25년의 감각을 찾는 데는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스스로 움직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던 그이다.
멀리 멀리 떠나와서야 자신의 속도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나무 다리를 하나를 건너며 빌려 탔던 자전거 위에서 알아차렸다.
그는 자전거에서 내렸다.
검은 얼굴의 자전거 주인에게 자전거를 돌려주면서 그는 멍했다고 했다.
어느 날 문득
25년전의 감각을 1분만에 찾은 그가 있다.
온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한다.
혹,
그렇게 자신을 찾기도 한다고 몸을 떨었다.
난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는 25년전 감각을 찾는데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다.
넘어지지 않고 자신의 발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감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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