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지길 앞 버드나무에 연등이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그 앞을 지나가는 아주머니가 이고 가는 쟁반위의 신문이 매달렸습니다.
방금 비가 그친 인사동에서
피맛골 입구에 포장마차가 불이 밝습니다.
주말저녁이지만, 비때문에 한가한 인사동거리에 포장마차 불이 밝습니다.
처음 봤습니다.
포장마차 불이 저리 밝은 것을 처음 봤습니다.
빛의 다리입니다.
여자친구의 목걸이를 골라주기 위해,
가장 이쁘게 보일 목걸이를 고르기 위해
그리고 그들이 무엇이든 꼭 선택해주길 바라며
세사람이 모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흥정이 끝난 뒤, 옷을 비닐봉투에 넣습니다.
이제 두 사람 모두 맘이 편할 것입니다.
갈등이 끝나고 결정을 하고나면 참 맘이 편합니다.
그들을 지켜보다가 이젠 갈등이 끝났구나 하고 저도 편해졌습니다.
멋진 꽃그림을 보러 인사아트센터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꽃그림 전시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하는 빨간 꽃은 없었습니다.
아주 리얼한 꽃을 원했는데, 그 분은 꽃을 아주 현대적으로 그리시는 분이었습니다.
모네의 꽃이야 볼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꽃잎이 떨어질까 손을 받치고 싶은 꽃그림을 보고 싶었는데...
그건 하지 못하고 터덜터덜 내려오는 계단에서 만난 풍경입니다.
모두 다른 사람들 말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모두 각자라는 것이 너무 선명히 보인 풍경이 내 앞에 있었습니다.
우린 모두 다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나일뿐 우리 모두는 모두 다릅니다.
다르다는 것이 비온 뒤 선명히 보인 그런 풍경이었습니다.
다르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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