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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이음아트에서 만난 사람이야기.

by 발비(發飛) 2005. 11. 19.

 

 

퇴근하고 간만에 이음아트에 갔다.

주문해 둔 것 찾으러...

 

영화를 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시간이 4시, 그럼 한 시간동안 이음에서 책보고 음악듣고 하면 딱이다.

처음 그날처럼 천천히 책구경해야지.

모처럼 맘껏 눈요기해야지.

지하에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주인님들은 지상에서부터 만났다.

너무 반갑게 인사하셔서 민망했지.

앞으론 나도 너무 반갑게 인사해야지, 그건 아마 오바하는건 아닐거야.

 

책들이 수북하다.

작은 주인님은 cd를 정리하고, 큰 주인님은 책을 정리하고,

그 분들이 내가 한때 '정리의 여왕'이라는 것을 아셨다면... 좀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게 전문인데... 그치만 참았다. 오바하는 것이니깐..

오늘  필 꽂현던 "나는 사진이다"라는 책을 서서 한참 읽었다.

맛난 커피를 마셨다.

사진책도 따습고, 커피도 따습고, 음악도 따습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도 따스웠다.

 

오늘의 이음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

 

1. 작은 주인님!

 

작은 주인님!

고마운 분, 나에게 찌릿한 시를 몇 편이나 그 분이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시인데,

지금 만나서 반가웠던 시다.

(찌릿한데, 웃음이 난다.... 누구와 공감을 한다는 것 행복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 분! 웃기만 하신다.

나도 너무 웃는다고 사람들이 그만 웃으라는데, 이 분은 더 강적이다.

웃더니, 일만 하신다.

난, " 블로그에 올려주신 시 참 고마웠어요." 하고 꼭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오늘 수행해야할 과업중의 하나였었는데 실패했다.

 

아무튼 여기서 인사를 대신한다.

마치 나만이 받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받는 기분이니까...

덕분에 우리 모두 좋으니까.... 감사하다.

 

2. 김홍희 사진작가님.

 

저기 위 사진의 여자를 찍으신 분이다.

그 분의 책을 만났다는 것이다.

어디에선가 그 분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난 여자인 줄 알았었다.

남자네!

"나는 사진이다." 이 책은 사진이야기다.

사진도 있고, 사진이야기도 있고, 사진찍는 이야기도 있고, 사진기 이야기도 있다.

첨 두루룩 볼때는 사진을 보았고,

두번 두루룩 볼때는 사진이야기....... 그렇게 이야기들을 읽었다.

어떤 종류로 분류하지 못할 애매한 책이었지만,

사진을 찍는 것이 익숙하지 않는데, 사진을 찍고 싶은 나로서는 딱 재미있는 책이었다.

한 참을 읽다가, 오규원시인의 초기 시집을 읽다가, 다시 김홍희작가님의 사진에 곧 빠졌다.

선이 좀 굵은 분인것 같다.

글도 굵었다.

이분의 사진은 청색이 많다. 그래서 더욱 좋았다.

아마 곧 본격적으로 주절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두번째 이 책에 돌아와 또 읽으며, 이 책을 살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서서 좀 더 많이 읽어보자, 좀 더 깊이 읽자 하고 빠져들어 읽었었지.

머릿속에 많이 담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그때, 큰 주인님 옆으로 오시더니,"다리 아프실텐데 앉아서 읽으세요."

돌아봤지.

그런데, 주인님의 얼굴 뒤로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분명 사진에서만 보던 얼굴인데, 동영상으로 보인다. 헉!

 

3. 조병준작가님

 

조병준작가님이다.

"어!" 난 무지 놀란 얼굴로 굳었을 것이다.

"아~ 형. 이 분 있잖아, 블로그에 여기 소개해 주셨던, 그리고 형 블로그에 맨날 눈팅하고...."

큰 주인님이 말씀하신다.

"아! 비나이다님."

(사실 어제 이음블로그의 유이한 손님인 조병준님과 비나이다님으로 나란히 댓글이 있었거덩)

"네, 저 선생님의 책 몇 권 읽었어요. 어쩌고 저쩌고..."

"그래요? 어쩌고 저쩌고...."

근데 왜 그리 더운 건지, 눈 둘 데가 없군.

낯가림.

한 번 알고 두 번 알면, 무지 수다쟁이인데, 첨보면 완전 죽음이다.

자폐초기증상... 불안 초조 난리났다.

돌아서서 읽던 책 마저 읽으려 했지만,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할 수 없다.

읽고 싶기는 하고, 에라. '나는 사진이다'를 사가지고 얼른 집으로 가자.

"저 집에 갈께요. 이거 계산해주세요."

"가시게요,"

"네"

"담에는 상관하지 마시고 책 보세요."

 

불총맞은 사람처럼 얼른 이음을 나왔다.

더 놀랜 이유가 있다.

내가 그 분의 책을 읽으면서, 이 곳에다 엄청 주절거렸으니까 ... 도둑이 제 발 저린거지 뭐!

 

이음에서 세 남자를 만났다.

그것도 나를 설레이게 하는 사람들로다가.....

이음을 봤을때 첫눈에 필이 꽂히더라니, 그 곳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좋다.

초겨울 별일없었던 토요일 오후에 기분 좋은 만남을 가졌다.

그러면서 속으로 한 생각.

 

"책 많이 읽어야지!"

 

참! 영화는 못 봤다.

두번째 남자 만나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몰랐었다.

그 영화도 남자들이야긴데...(용서받지 못한 자들)

읽고 싶어서 산 책 '나는 사진이다.' 좋다. 그 책을 만나기위해 난 떨렸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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