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딴 세상에서 살았다.
타임머신을 타고 어느 오랜 전으로 돌아간 시간이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단지 기억 하나만 달랑 들고 친구 셋이 만났다.
우리는 처음 만났을때 모두 한 곳에 모여
교과서도 같았고, 체육복도 같았고, 교실도 같았고, 머리모양도 같았고, 입었던 옷도 같았고,
신발도 같았고, 심지어 도시락 반찬까지도 같았던 우리가 시간을 건너 만났다.
아직도 모든 것은 같다.
하지만, 기억!
기억이 다를 뿐이다.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직도 모든 것은 같았고, 그 사이에 다른 기억만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같았던 우리가 다른 기억들 때문에 아파하고 위로하고 대견해 하고 쓰다듬고
오직 기억일 뿐인데...
지금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그 기억속에서 살고 있지만, 단지 이것 또한 기억이 될 뿐일 것이다.
지금 내가 움직이고 있는 이 곳의 일은 한 조각의 기억이 될 뿐이라는 것을 알게 한 여행이었다.
이 기억은 기쁜 일이 되기도 어려운 일이 되기도 하겠지.
이렇게 기억을 만들고만 있으면,
또 우리가 다시 만나면 그 기억들을 마술사처럼 '같이' 만들어 버릴 것이다.
다른 시간들, 다른 기억들을
마술사가 되어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과서로 공부했던 것처럼
모두 같게 만들 것이다.
어제 그제...
대전에서의 이틀!
그냥 유유자적! 무엇을 하지 않았다
다만 같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기억들이 같은 기억으로 마술처럼 변해 버린 시간이었다.
그들 옆에서 한 잠 푹 잤을 뿐인데, 모두 같아졌다.
그러니, 가야지!
마술을 경험하기 위해서 기억을 만들어야지.
참 조용한 아침이다.
처음으로 바람이 차다는 것을 느끼는 아침!
바람이 차다.
그리고 나뭇잎이 많이 흔들리는 아침이다.
살아있는 것들에서 끈적거리는 것이 빠져나가는 계절이 된 것이다.
바스락 바스락!!!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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