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8.5. 14:00
방금 책이 두권 왔습니다
지난번 우연히 만나게 된 [길에서 묻는다]를 읽고 조병준님의 글에 필이 꽂혔습니다
그래서 [나눔,나눔, 나눔]과 [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 두 권을 주문했는데
제 손에 왔습니다
사진은 그림처럼 감동을 줍니다
어제 덕수궁 미술관에 가서도 사진작품과 비디오아트를 보면서
얇은 한숨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왔더랬습니다
사진이 멋진 책입니다
제 특기인 혼자서 댓구하기입니다
며칠의 시간이 걸리지만, 댓구를 하는 동안 제가 저를 볼 수 있어서 좋아하거든요
짬짬이 댓구하려구요
작가를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주거니 받거니 그렇게 이야기하는 재미
그 맛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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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8.5. 15:30
눈을 감으면 느낄 수 있다. 내안의 작은 바다속으로 저 큰 바다가 밀려들어오는 것을
(......)
살아 있는 것이 되고 싶었던 어떤 물질의 꿈 그래 그것이었다
바다가 나를 부른 이유는
(......)
살아있는 것이 되려고 하는 꿈, 살아있으려고 하는 꿈
-14쪽
산을 가게 된 이유는 바다때문이었다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다. 그것도 2월의 바다가 너무 보고 싶었다
코발트색 선명한 2월의 바다가 꿈에서 보일정도 였다.
그때 한 산악회에서 태백산을 갔다가 바다를 들르는 코스가 있다고 했다
산에 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차가 없는 나로서는 바다를 간다는 것은 그것도 동해바다를 간다는 것은 너무 큰 일이었다)
산악회에 등록을 하고 산으로 가고, 바다로 갔다
그렇게 바다를 가기 위한 산행이 시작되었다
바다가 나를 산으로 데려가 주었다
산은 내게 전투의지를 주고 바다는 내게 휴식을 준다
밀려오는 피로와 땀을 흘리며, 숨을 껄떡이며 산을 오르면서 바다를 꿈꾼다
이렇게 헐떡이고 올라가면 언젠가 바다가 눈 앞에 나와서, 나를 그 곳에 앉아있게 만들겠지
언젠가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게 만들겠지
나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겠지
가볍겠다
잠시 딴 소리
금자씨를 보려고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전철 안에서 이 책을 읽었다.
사진이 많은 책이라, 슥슥 읽으니 대충 다 읽어버렸다.
상업적인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길에서 만나다]에서 보이는 자유인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좀 힘이 빠진 듯하다.나이탓인가?
솔직히 좀 실망스럽지만, 그건 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한 줄 두 줄 문장이라고 생각하면 멋지다.
그래서 문장이라고 생각하며 댓구를 계속하기로 한다.
2005.8.5. 20:00
기억의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은 아주 빨리 교차된다. 다시 밀물이다
모래밭에 부서지는 파도에서 또 다른 유령들이 떠오른다. 무슨 유령들이 저리도 많단 말인가!
잊혀진 줄 알았더니 기억들은 바다속에서 잠겨 있었다
(......)
깊은 바다로 흘러들어간 기억들은 차곡차곡 화석으로단단해 질것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 그 암석이 지상으로 솟구칠 것이다
오래된 기억들이 햇빛 아래서 빛날 것이다
-28쪽
바다가 분명하다
내가 바다인 것이 분명하다
난 밀물과 썰물을 교차하면서 내 속에 가라앉은 기억들이 내 몸의 핏줄을 타고 흐른다.
어느 날은 손끝에서 기억이 살아니기도하고
어느 날은 입맛으로 기억이 살아나기도 하고
또 어느날에는 나의 몸짓으로 기억이 살아나기도 한다
우리의 기억은 핏줄이라는 강물을 타고 시도 때도 없이 나의 온 몸 어딘가에서 넘치는 것이다.
바다에서 온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바다의 속성을 버리지 못하는 나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밀물과 썰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 그 바다에 태풍이라도 온다면,
내 속에 든 모든 기억들은 곤두박질을 치면서 인정사정없이 마구 나를 흔든다.
순서도 없이 그냥 곤두박질한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 태풍이 오면,
내 속에 든 모든 기억들은 총출동하여
때로는 태풍을 가라앉히기도 하고 때로는 태풍에 쓰러지기도 하고.
그렇게 바다인 나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 그렇다
바다인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서서히 물길을 넓히며 바다로 향하는 나
결국은 그 도착점은 바다인 나
나를 향해 내가 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내가 있는 그 곳 바다로 내가 가고 있는 것이다
바다가 분명하다
바다의 속성을 잊지 않고 있는 나다.
지금 내 물길은 어디를 가고 있는것인지 아직 어느 산골짝에서 ?
2005.8.6.i8:30
당신들 뭐야? 한심하고 무모한 청춘들이었답니다
미쳤어? 네, 바다에 오고 싶어 미쳐 버렸답니다
죽고 싶어 환장했어? 그 시절엔 죽고 싶은 날이 많았답니다
바다에 갔다 오면 살 것 같았답니다
-38쪽
죽을 것 같을 때 바다를 갑니다
죽을 것 같을 때 산을 오를 생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지쳐서 그냥 눕고 싶을때,
슬퍼서 마구 울고 싶을 때,
화가 나서 나의 손이라도 물어뜯고 싶을 때
그 때 바다에 가고 싶었습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결국은 바다로 가는 버스에서 지칠대로 지친 난
항상 이 곳에서 세상이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다시는 돌아올 버스따위는 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다로 향합니다
그 곳이면 그냥 그렇게 사라져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발트빛 바다에 도착합니다
항상 같습니다
변한 것 하나 없이 오고 가는 파도와 파도가 내는 소리는 차라리 야속합니다
좀은 변해서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변했다고 이야기 한 마디 해주었다면, 얼마나좋을까요
항상 같은 모습으로 그냥 거기에 있는 바다
그 바다를 보면서
세상에 무심하지 못하던 내 모습만 도드라져 보입니다
무심하지 못해 애가 달아 울그락 붉으락 거리며
차라리 관두겠다고 섣부르게 먹은 맘만 도드라져 바닷가에 앉아있습니다
그래서 그 곳 바다에서는 난 타인이 됩니다
그냥 가라고 합니다
이즈음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어릴 적에 그 책을 보고 끝없이 주는 사랑에 대해서 아름답게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럴까요?
나무가 끝없이 주지 않았다면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 스스로 해결해 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어떻게라도 스스로 해결하고서
오직 추억으로 아름다운 그 나무에 아름다운 하얀 울타리쯤은 만들어주지 않았을까요?
받기만 하는 것, 혹주기만 하는 것욕심이 하늘을 찌릅니다.
받고만 싶어하니깐요
다시 바다로 돌아갑니다
바다는 그런 의미에서 무심하기만 합니다
같은 모습으로 같은 목소리만 냅니다
좀은 냉담한 바다 그 바다를 보면서 난 어깨가 쳐집니다
그냥 혼자서 일어나야 하는구나
바다에 갈때는 바다에 의지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안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바다는 가만히 있습니다
그냥 가만히 제 할 일을 하는 것으로 내게 보여줄 뿐입니다
그래서 난 긴 숨을 한 번 쉬고 엉덩이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그즈음이면 마음은 고요히 가라앉습니다
.
다만 바다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나도 살아가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뭐 다를 것 없군!
어쩌겠어!
한 번 가보는거지!
그래... 그냥 사는 거지 뭐!
바다에 등을 돌리고 천천히 돌아옵니다
바다에 갔다가는 뒤를 돌아 바다를 다시 보지는 않습니다
죽고 싶었던 어느 날 만났던 나의 바다이야기입니다
2005.8.6.23:44
서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인생은 때로 태풍 치는 바다가 된다는 것을
방파제 따위는 우습게 넘나드는 것을
그 태풍의 바다에서 남겨진 파도자락이 눈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생이라는 바다는 기본적으로 상심의 바다라는 것을
-48쪽
1
태풍이 심하게 불던 날
긴 회색 방파제 끝으로 빨간 등대가 서 있었다
짙푸른 초록의 바다는 하얀 파도를 만들어 빨간 등대를 덮쳤다
빨간 등대를 볼 수 있었다
긴 방파제는 그 끝이 보였다 안보였다
빨간 등대는 내가 갈 수 있는 길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난 그때 어느 작은 모텔 베란다에 누워있었다
누워서 빨간 등대를 보면서 난 중얼거렸다
저 곳에 갈 수 있다. 없다. 있다. 없다........그렇게 반복하며 중얼거렸다
태풍은 나를 빨간 등대로 갈 수 있겠다 못 가겠다 하고
끊임없이 중얼거리게만 할 뿐 다른 것은 아니었다
하얗게 넘나드는 파도와 빨간등대
난 모텔베란다에 누워 있었는데, 저 멀리 바다에서는 태풍이 불어와
긴 방파제 끝에 있는 빨간 등대를 자꾸만 덮치고 있었다
난 빨간 등대에 가고 싶었다
넘나드는 파도를 보면서 난 가고 싶다. 가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저 먼 바다를 보며
겁도 없이 덤비는 태풍의 뿌리를 만나고 싶었다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빨간 등대
그런데 빨간 등대에 가서 하고 싶은 것은 빨간 등대를 끊임없이 덮치던 태풍의 뿌리였다
2
난 태풍 몹시 불던 날도 항상 그랬듯이
방파제 끝에 서있었다
태풍은 나에게 제 깊은 속은 보이지 않고 파도를 시켜 나를 유혹할 뿐이다
따라 오라고... 바다로 들어오라고...
기다림따위는 하지도 말고 그저 바다에 풍덩 담그어 버리라고...
파도를 시켜 내가 만나고 있는 유일한 세상의 통로인 방파제를 끊었다 이었다 한다
불안하다
차라리 태풍에 파도에 몸을 맡기고 싶다.
빨간 내 몸에는 미련이 없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쳐다보며 사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두고 온 방파제 너머의 또 하나의 나를 만날 때까지는 난 움직이면 안된다
내 뿌리를 거두어서는 안된다
하얀 파도가 이제 나의 볼을 때려된다
힘으로 나를 마구 휘두른다
그냥 끌려가버리면 더 이상의 폭력은 없겠지........
하지만
난 어쩔 수 없이 나를 버리지 못한다
저 건너편 모텔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버리지 못한다
기다려야 한다
그냥 맞으며, 당하며, 태풍이 정체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다만 내가 나에게 오기만 기다린다
2005.08.09. 15:25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냐키느 내게 빌바오 시내를 구경시켜주었고, 그의 집에서 샐러드와 빵으로 점심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짧은 세 시간 동안 나는 그가 요가 강사라는 사실을 알았고,그는 내가 인도에서 몇 달을 보내고 유럽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단어 하나에서 문장 열개를 짐작해야 하는 프랑스어 대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는 때로 기적 같다
(......)
-143쪽
사람이 가지는 경험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비슷한 사연을 가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년 전쯤, 난 한 미국인을 알게 되었다
한라산을 가기 위해 배를 탔는데, 그 배에서 만난 머피 스테판
난 멀미를 심하게 했다.
그 때 나의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나보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말을 나누었다
다행히 그는 눈치가 너무 빠른 사람이라 "아"하면 "어"한다
그리고 몇 번의 만남
어느 날 그가 전자수첩을 가지고 나타난 뒤 좀 더 대화가 편해졌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가 생겼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절대 몇 개의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배가 고프다는 말을 하면 되지만, 뱃속에서 밥달라고 요동을 친다고 말도 하고 싶다
하지만 배고파만 해야 한다
그런 것이 한계다
그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피곤하고 그냥 흐지부지 말았다
하지만, 그 만남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지난 번 지리산에서 혼자 사진을 찍으려 애를 쓰고 있는 외국인에게
내가 먼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건 머피를 만나서 그냥 벽이 아니라 같은 사람일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만남 자체가 나에게도 기적이었다
문화가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고, 모험이다
밥을 먹을 때도 신기하고 웃는 것도, 입는 것도 모두 신기한 일이다
새로운 문화를 만나는 것은 사람을 통해서도 가능한 일이었다
2005.09.01. 16:46
열심히 일한 당시, 제발 떠나다오. 언젠가 이 삶의 바다, 이 지독한 상심의 바다가 당신을 익사시키려고 할때. 그 무수한 당신 삶의 버디 또는 물귀신들이 당신의 발목을 잡아끌 때, 당신이 도망칠 그 평안의 바다는 기억의 바다뿐이다, 당신의 영혼이 천천히 아주 부드러운 몸짓으로 떠다닐 수 있도록, 그 기억의 바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당신 안에 생기도록, 떠나라!
열심히 일한 나! 떠나고 싶다
숨도 못 쉬게 달려오는 파도가 보고 싶고, 내 머리에 앉을 듯이 날아대는 갈매기에 소리지르고 싶고, 나 열심히 일한 적이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의 그 환상적인 바다에 가고 싶다
그런데 가고 싶다고 절대 갈 수없는 곳이 바다다
그 곳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적어도 미치도록 바다를 좋아하는 나에게 바다는 항상 꿈이다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항상 바다를 그리워했다
하지만 그녀가 살아야 하는 곳은 빌딩 숲 가운데를 헤매고 다니며 일을 해야만 했다
미치도록 바다가 그리운 그녀는 어느날
바닷가에서 일하는 총각에게 시집을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누군지도 모르고 어떤 지도 모르고 그저 그녀는 바다만 좋으면 그 뿐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살았단다
방파제 너머로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태풍이 오는 날은 그 태풍을 맞으러 나가며
그렇게 바닷가에서 살았단다
좀 시간이 흘러 그녀는 아이를 낳았단다
그 아이들을 위해 더는 바닷가에 살 수 없자 이제 바다는 그녀에게 꿈이 아니었으므로
아이와 남편과 함께 바다를 떠났단다
바다를 떠나자 여자는 숨을 쉴 수 없었단다
그때는 바다가 아니라 남편이 숨를 쉴 수가 없겠더란다
그렇게 여자는 남편을 떠났단다
그 여자는 다시 빌딩 숲 사이에서 살면서 바다를 그리워한단다
그녀는 자신은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다
바다때문에 남편을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 그래서 자신은 나쁜 여자라고 말한다
그래서 다시는 바다에 가지 않으려고 한단다
그녀의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
미치도록 무엇을 그리워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어느 틀에 맞추고 살아야 하는지 싶었다
그녀가 가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이제 바다도 아이도 모두 미치도록 그리워만 하는 그런 등대 하나를
빌딩숲 사이에 세워두고 살고 있다
갑자기 그 여자가 떠올랐다
왠지는 모른다
무엇인가를 너무 많이 그리워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같지가 않다
무모해서 미운 여자다
그런데도 불쌍하고 이해가 되기도 하는 건 뭐지? 같은 종류인가?
2005.09.01. 17:13
내 여행에서 가장 강력하게 지켜져 왔던 원칙은 울릉도를 앞에 두고는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내 배낭이 무거워진 이유는 격리와 단절에 대한 두려움?
아니! 두려움이 아니라 기대였다. 꿈이었다
일주일쯤
아니 기왕이면 무기한으로
풍랑과 눈보라와 기타 등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자연재해로
모든 배가 울릉도를 떠나지 못하게 되기를
그래서 서울에서의 내 모든 책임과 의무를 몽땅 내팽개칠 수 있게 되기
그래서 내게 단 하나의 책임 추궁도 없어지기를.....
이렇게 내 배낭이 꾸었던 꿈이었다
앞으로 2주후 그러니까 2005년 09월 14일에 울릉도에 간다. 난 독도도 간다
이 책에서는 울릉도 이야기가 없는 줄 알았다.
바다를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그냥 아무생각없이 읽다가 울릉도가 나왔고, 울릉도에 대해 어느 바다보다 조병준님은 흥분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흥분이 된다
추석연휴 물론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가야겠지만, 울릉도와 독도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과감히 부모님께 허락을 구했다. 미안하게도 그러라고 하시네.
와우! 난 벌써 사방을 다니면서 울릉도 간다고 소문내고 다니는데...
왜 울릉도는 고립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제주라는 곳은 고립과는 별 상관이 없는 듯 하고, 거제도도 완도도... 다른 섬들은 고립이라는 말과는 그렇게 절실하지 않은데, 울릉도만은 고립이라는 말과 항상 연결된 듯 싶다
육지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가?
제주가 있기는 하지만, 그 곳은 섬치고는 큰 곳이니까
아무튼 고립의 대명사
가만히 이름만 불러보아도 외로울 것 같은 그런 울릉도
작가는 울릉도 있는 내내 폭풍때문에 방에 있었단다
구경 하지 않아서 더욱 멋있었을 바다
폭풍이 치는 파도소리를 창 얇은 방에서
그 소리를 듣는다는 것 그것은 온갖 것이 다 가능하게 된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바다를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사방에서 벼락처럼 떨어지는 파도소리
작은 공포와 서늘함 그리고 기척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바다소리를 듣는 다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황홀경이기도 하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처럼 말이다
난 이번 울릉도 여행에서 뭘할까?
단체로 움직이는 것이라 개인행동은 하기 힘들겠지만, 되도록이면 휩쓸리지 말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울릉도를 맘껏 즐겨야 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읽어야지
그래서 조병준님처럼 최고의 감정 업을 유지한 채 울릉도에 가야지
아주 반갑다고 하이소프라노로 소리칠 수 있도록 기대하고 가야지
초면의 반가움을 위해 난 나를 업시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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