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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는대로 책 & 그림

[조병준] 길에서 만나다

by 발비(發飛) 2005. 7. 27.

세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서로 다른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1.

 

길에서 만나다.

 

1999.12. 발간

조병준 저.

시인,번역가, 문화평론가. 그리고 여행가?

 

항상 들락거리는 사진작가이신네이버 블로거 머문자리, 그 분의 블로그에 갔다가...

그 곳에서 조병준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머문자리님이 가장 좋아하는 분이라는군요.

내가 홀딱 반한 사진을 찍으시는 분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 분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졌습니다.

조병준님의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이야기를 합니다.

머문자리님은 이 책을 사서 수없이 읽고 6년이 지나서 우연히 그리고 얼마전에 조병준님을

만나 싸인을 받았다네요.

무지 감동스러운 듯한 글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전 싸인을 받은 것은 아니고 좋아한다고 말은 했었습니다.

그래도 감동인데, 싸인씩이나 받았다면.. 환상적이었겠군요.

누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참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런 좋아한다는 것은 존경이 내포된 것입니다.

나이. 성별 모든 것을 불문하고 존경이 내포된 사랑은 식지 않습니다.

그리고 존경이라는 것은 인정과 믿음에서 나온다는 생각도 하구요.

그런 사람!! 세상엔 많다는데, 눈 앞에 없으니,

혹 만나기라도 하면 감동은 당연지사겠지요.

아무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의 블로그에는 아무 말도 없이 글만 읽고 나왔습니다만,

똥개인 전 제 집에서 말합니다.

 

머문자리님! 축하합니다.

6년만에 저자의 싸인을 받으신 것, 만나신 것, 기쁘신 것... 오래 간직하소서....

 

 

2.

 

헌책방

 

궁금해졌습니다.

그 책이 무슨 책이길래, 이 사람은 6년동안이난 들고 다닌 것일까?

그런 사진을 찍는 사람이 열광하는 글은 어떤 글일까?

무지 궁금하더라구요.

머문자리님이 그 책은 이미 절판이라고 하더군요. 헌책방에나 가서 구해야 할 거라고..

설마...

그러면서 모든 인터넷서점들을 뒤집니다.

진짜 절판이었습니다.

모두 팔렸다면, 안 찍었을리라 없고, 잘 팔리지 않았다면 남아 있지 않을리가 없는데....

없다.

그래서 헌책방에 가보기로 한다.

인터넷에 있겠지 싶었다. 없는 것이 없는 인터넷이니까...

 

물론 있었습니다.

몇 군데를 뒤져서 [책창고]라는 헌책방 싸이트에서 찾아내었습니다.

책값 3000원 + 배송료 3000원

그래서 6000원........원래 책 값은 8500원

배송료 아깝다고 생각않고 샀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기쁨입니다.

어느 서점에도 없는 책을 가진다는 것, 특별한 것을 가진다는 것이 무지 기쁩니다.

좀은 손때가 묻은 책, 그것도 멋지구요.

아주 대만족입니다.

머문자리님의 사진... 머문자리님의 글...이야기.. 조병준님...길에서 만나다... 서점...헌책방

이런 연결고리로 아마 헌책방을 조만간 찾아다닐 듯 합니다.

구경이라도 하러,,,,

어딘지 알아두었습니다. 동대문 평화시장 뒷쪽이라네요..

그럼 좋지요.

동대문운동장 벼룩시장 구경도 하고 헌책방 구경도 하고...

가을이 되면 토요일 오후 벼룩 시장 투어를 하는 것이 취미인데,

이제 헌책방까지,,,

빨리 시원해져라... 맘껏 걸어다니게...

 

3.

 

이제사 책이야기

-길에서 만나다-

 

여행책이라고 해야되나? 수필집이라고 해야되나? 분류하지 말고 그냥 읽어야 겠네요.

사실 짬짬이 본 것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큰 글씨...

단상들이 묶여있습니다.

내가 아니라서 볼 수 있는 이야기가 거기 있습니다.

그라서 보이는 이야기가 있는 듯 싶습니다.

사람은 각자가 볼 수 있는 것이 다릅니다.

잠자리처럼 수많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사방으로 눈동자가 포진하고 있지만, 사람의 눈동자는 그 중 하나만 켜져있을 겁니다.

수많은 눈동자 중의 하나.

그러니 수많은 사람들은 각각 다른 것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때로 수많은 사람들 중 같은 자리의 눈동자를 켜두는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보다 더 큰 행운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야 겠지요.

그런데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그런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위치의 눈동자를 켜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때로 이해를 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세상을 내게 보여주기도 하겠지요.

같은 것을 보는 듯 한데 다른 것을 보여주는 사람.

그런 사람인 듯 싶습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 아마 그런 책인 듯 합니다.

 

지금 영화를 보러 가려고 합니다.

검은 호랑이의 눈물 (Tears of the Black Tiger)
이 영화의 시사회를 가려구요. 무슨 영화일까요?  제목도 방금 다시 확인하고서야 알았습니다.

8시 40분...

그 시간까지 [길에서 만나다]를 읽을 겁니다.

길에서요.....

 

 

길을 찾지 못하고 망가져 버리는 자들의 슬픔

찾지 못한 길을 찾았노라고 떠들던 자들의 슬픔

다른 이가 찾아냈다고 주장하는 길만 죽어라고 쫓아가는 자들의 슬픔

그 길을 보여 줄테니 돈을 주고받자고 설교하던 자들의 슬픔

그리고 아예 길을 잊어버리고 살겠다고 결심한 자들의 슬픔

 

한 올씩 빠져나가는 머리카락 때문에 점점 더 깊은 머리 속으로 숨어들어가 거기에서 야위억는 어느 이 한마라의 슬픔

 

내 머리속에 아직 그 이 한 마리 살아있는지, 이미 먼 길을 떠났는지......

 

질투

 

그의 책을 읽으면서 질투가 났다.

세상을 보고 다닌다. 그리고 즐기고 다닌다. 보고 즐길 줄 아는 사람.

무엇인가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부럽다.

 

그가 책에 써놓은 '길에 대한 슬픔'들

어쨌든 길을 가는 사람은 슬픔을 가진 사람인가 본데, 그리고 나도 길을 가고 있는데

이 슬픔들 중 내가 어디에 속하느냐는 관심이 없다.

다만, 길위에서 이 슬픔을 발견한 사람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질투만이 느껴질 따름이다.

 

엑셀 프로그램을 쓰면서,

셀에 대한 블럭지정을 할때 생각한다.

나의 어떤 구간을 드래그 해서, 반듯한 각이 진 어느 지점을 삭제시킬 수 있다면,

어떤 다른 곳의 셀을 복사해와서, 혹은 잘라내서 그것을 붙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단순한 발상같지만, 그리고 당연한 발상같지만,

난 엑셀을 열 때마다 나에게 엑셀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번번히..

 

[길에서 만나다] 이 책을 영화시간을 기다리며, 반을 조금 더 읽었다.

또 엑셀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복사하거나 잘라내어 붙이고 싶은 삶이 여기 또 있구나.

얼마남지 않은 셀로 운신하기 힘든데, 붙이기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생각한다.

그도 누군가의 삶을 붙이고 싶기도 하겠지.

그렇겠지... 그럴 것이다.

여행을 다닌 사람들의 글을 보면 위축이 된다.

마치 시각장애인이 정상인과 꽃에 대해서 동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이런 느낌일 것이다.

책을 읽고 있는데 답답했다.

사각 사진 .

사진 그 옆의 세상도 궁금하다.

그가 정해놓은 그의 구간이 아닌, 내가 그 곳에 서서 내 눈으로 내가 보고 싶은 것에

나의 프레임을 갖다대고 싶어 안달이 난다.

약이 오른다.

 

세상이 궁금하다.

 

2005.8.1. 월

 

이 책을 오늘 완전히 덮었다.

세상보기. 대신 세상보기였다.

이 책이 나온지가 6년이 더 지났으니까 조병준님이 궁금하다.

6년이라는 시간은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시간인데, 그는 지금도 자유인일까?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아직도 세상보기에 열중하고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다시 그가 보여주는 세상구경을 했으면 좋겠다.

그는 세상을 보러 다녔지만, 정확히 말하면 사람을 만나고 다닌 것이다.

그는 경치나 풍경이나 건물이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인가보다.

사람을 놓지 못하는 사람인가보다.

그가 외국인과 나눈 우정은 그의 넘치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나라 사람은 넘치는 사랑을 잘 받지 못하니깐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하고 사랑의 단계라는가 종류에 대해서 너무 경계가 뚜렷하니까...

자유롭게 사랑의 경계를 넘나드는 외국인들에게 그는 쉬었을 듯 싶다.

물론 말이 되어서 그렇겠지만.

멋진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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