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읽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 주절거림을 다시 모아보았다.
그땐 뭐라고 주절거렸나 싶어서
2005.4.13
[문학의 숲을 거닐다] 1...같이 놀래?
같이 놀래?
-다른 사람의 슬픔과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그에게 동정을 느끼고 "같이 놀래?" 라고 말하며
손을 뻗칠 줄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문학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너가 내가 같고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고뇌와 상처를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또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이러한 이해는 필수조건이다.
(8쪽)....작가의 말
같이 놀래?
같이 논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지...
세상에 노는 일보다 쉬운 일이 어디있냐?
하지만, 누구냐에 따라 세상에 가장 힘든 일이 노는 것일 수도 있다.
저자는 세상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누구든 놀아줄 수 있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시각장애자였던 미국의 팀셜리반이라는 시각장애인이 윈프리 쇼에 현하여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
2005.4.17
[문학의 숲을 거닐다] 2..라이너 마이너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는 어려운 것에 집착하여야 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자신의 고유함을 지닐 수 있습니다,
고독한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아마도 내가 알기에 그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고
다른 모든 행위는 그 준비 과정에 불과합니다.
젊은이들은 모든 일에 초보자이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사랑할 줄을 모릅니다.
그러나 배워야 합니다.
모든 존재를 바쳐 외롭고 수줍고
두근대는 가슴으로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사랑은 우선 홀로 성숙해지고 나서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작년에 본 영화 [나에게 유일한]이 생각난다.
사춘기의 사랑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성장영화같은 것이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었다.
내가 사는 것이 서툰이유가 사춘기를 제대로 보내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
사춘기에 좀 더 파도를 탔다면.
파도가 출렁대는 것이 무서워 그냥 바닷가로 나와버린 내 사춘기가
나를 서툴게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처음으로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다.
고2때...
독서실 얇은 칸막이 너머로
나와 비슷한 별명을 가진 남학생이 있었다.
그의 친구들은 그를 악돌이라고 불렀다.
그때 나의 별명은 악당이었다.
그도 내 친구들이 부르는 나의 별명을 들었다.
별명때문에 우리는 만났었다.
몇 달의 짧은 시간을...
난 그때도 경계경보가 강했었다.
흔히 여친과 남친사이에 있을 서로 숙제해주기...
그는 나의 포스터숙제를
미술반친구를 동원해서 해주었었다.
그리고 화학숙제를 나에게 부탁했다.
우리학교는 화학을 배우지 않았다.
그래서 단언에 거절...
그 순간 옆에 있던 나의 친구가
그 숙제를 대신해주겠다고 나섰다.
'이건 뭐야?'
악돌이가 간 후 나는 내 친구에게 물었다.
"너 뭐냐?"
"나 악돌이 좋아해..."
ㅋㅋㅋ
난 이튿날밤
악돌이에게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비오는 날 수양버드나무 아래서 우산도 없는데,
한 손에 튀밥을 들고
...ㅎㅎ(넘 웃긴다)
이해할 수 없다는 그애를 두고
난 그에게서 나왔다.
난 파도타기가 싫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나를 좀 더 알았었다면,
내가 좀 더 견고했었다면, 단 하루만에
결정을 내리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 일이 내 인생을 변하게 했다던가. 달라진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난 다만 이 일을 잊지 못하는 이유가 내 삶의 방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난 요동치는 것을 못 견딘다,
그러므로 난 흔들려보지 않았다.
난 단단해질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우는 사춘기 시절에 그렇게
피해만 다녔다.
젊은이는 초보자이므로 제대로 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그 어려움을 배워나가야 제대로 살 줄도 사랑할 줄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어려운 것을 무서워해서 피하기만해서,
이제는 한 길 골목으로 들어와서 그냥 뚫고 나가기만
해야하는데,
어려움에 숙달되지 않은 나는 배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숙달되지 않아서
사춘기에 견고해지지 않아서.
질풍노도나 이유없는 반항은 준비하는 것인데
제대로 파도타기를 해줬어야 하는데.
하지만....
이즈음에서 나에게 용기를 주자면...지금이라도
질풍노도속의 파도타기를 해 준다!
라이너 마이너 릴케를 좀 더 일찍 만났어야 하는건데...
책읽기의 즐거움 1탄이다
----------------------------------------------
2005.04.17. 15:12
[문학의 숲을 거닐다] 3...생떽쥐베리
[어린왕자]
-여우가 말한다
내게 넌 아직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아이에 불과해, 하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 내겐 네가 이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만일 네가 날 길들인다면, 마치 태양이 떠오르듯 내 세상은
환해질거야. 나는 다른 발자국 소리와 구별되는 네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될 거구.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으니까 밀밭은 내게
아무 의도 없어, 그건 슬픈 일이지. 그러나 넌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니까 네가 날 길들인다면 밀은 금빛이니까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그러면 난 말밭을 지나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되겠지.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행복해질거야.
눈 뜬 장님
참말 뜬 장님이다.
어린 왕자를 몇 번 읽었을까...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한 구절 한 구절씩 끊어읽는다.
오늘 이 책에서 읽은 어린왕자...
삶이 이렇게 생소한 것일 수 있는지..
어제 봤던가 싶다.
인연을 이야기 한다
내가 인연을 만들고
인연을 통해서 다른 인연이 만들어지고..여우는 섯불리
다가서지 않으려 한다.
인연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왕자가 여우를 만났다. 왕자는 여우에게 친구를 하자고 말한다.
그때 여우의 대답이다.
친구를 하자. 할래.. 안할래... 그런 것은 친구가 아닌 것이다.
어느새 와서 옆에 있는 것.
요즘 이 책과 같이 읽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로 지내는 법]
그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돌아가는 순리는 어려운 것도 다른 것도 아닌데 우리가 한 눈을 팔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친구란, 그리고 인연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고 , 서서히 길들여져가는 것..
그냥 옆에 있으면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것..
세상은 자꾸 나에게 눈을 뜨라고 이것저것 보여주는데. 난 눈 뜬 장님이다.
보면서도 모르는 이번에 본 것은 나의 대뇌로 보내야지.
눈만 보지 말고 대뇌로 전달하고 내 마음으로 전달하고 잘 저장시켜야지.
다시 어린왕자를 읽을때 낯설지 않고 어느새 친구처럼 익숙해지게...
여우의 비밀....
제대로 보려면 마음으로 봐야돼.
-----------------------------------------------------
2005.04.17.15:36
[문학의 숲을 거닐다] 늦었지만 짚고
넘어가야겠다
늦었지만 짚고 넘어가야 겠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서강대 장영희교수가 신문에 연재한 [문학읽기]칼럼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장영희교수는 영문학교수이므로 주로 영어권 문학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것
세상은 참 재미있다는 것이다.
장교수님은 자신이 장애인이란 것을 말하는것을 무지 싫어하지만,
난 이 책의 반정도를 읽고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장애인이어서, 영화나 연극이나 소풍은 자주 가지 못하지만, 책을 읽을 수는 있었다.
가장 잘하는 것이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일 수 밖에 없다.
책을 무지 읽은 여자
책으로 세상을 본 여자.
세상을 보고 세상과 자기를 이어가는 여자.
책을 통해서 만난 사람과 자신이 만난 사람과 끊임없는 줄긋기를 하는 사람.
세상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볼 때만이 가장 잘보인다는 말처럼,
그녀는 책을 통해서 기른 단단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밖을 활보하면서 세상을 보지 않지만,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시공을 초월한 세상을 만나고 있다.
그녀가 본 세상을 책을 통해서 나에게 보여준다.
쉽게 얻어먹는 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미안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은 똑같겠지만, 밀도가 다른 피와 살일 것이다.
그녀가 피땀으로 지은 밥은 그녀에게 어떤 시련도 이길 수 있는 튼튼한 골육이 될 것이나,
나처럼 그저 얻어먹은 밥은 푸석거릴테니, 그냥 그정도로
욕심을 거두겠다.
그녀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산천에서 캔 산나물을 직접
버무려
나에게 산채정식으로 차려준다.
내가 맛있게 먹은 들, 그녀가 먹는 것 만큼 맛있을
수는 없다.
그래도 난 말한다. 덕분에 아주 깔끔하게 잘 먹었다고...
----------------------------------------
2005.04.17 20:31
[문학의 숲을 거닐다]4....에이츠의 사랑이야기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모드 곤이라는 여자를 사랑했다. 그녀를 처음 만난 날 시를
썼다.
화살
당신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그 생각은 날카로운 상념의 화살이 되어 내 뼈 속 깊이 박혔습니다
예이츠는 사랑을 거절당했다. 그가 사랑하던 모드 곤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는 시를
썼다
번개와 함께 당신이 내게서 떠나던 날
내 눈은 멀고, 내 귀가 안 들리게 된 바로 그 날
그리고 모드 곤은 이혼을 했다. 다시 예이츠의 구애는 계속된다. 시를 쓴다
내 청춘이 다 하도록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간 그녀
날이 밝을 때마다
그녀를 위해 깨어나
나의 선과 악을 가늠해 본다
예이츠에게 사랑은 고통 그 자체였다.
그는 젊은 시절의 사랑이야기는 자신의 시와 삶에 자극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만약 그에게 모드 곤과의
사랑이 쉬웠더라면, 그의시는 존재하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는 가난한 자들의 노래소리다. 가난한 자의 투덜거림이면서 안신처이면서
피난처이다. 그에게는 상실만 가져다 준 사랑이지만, 결국 그 상실이 그의 시를 만든 것이다. 아픈 자 있으니, 그들이 글쟁이들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참 아픈 사람들....
시를 쓰는 작업이란 상처받은 진주조개가 지독한 고통 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여 진주를 만드는
일
-A.E. 하우스만
고통... 이길 수 없으면 즐기라.
나에게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음은 나에게 좀 더 큰 품부가 있어서 일 것이라고
믿어보자.
나에게 남들과 같은 평화가 없다면, 나에게 좀 더 큰 사명이 있을거라 생각하자.
나에게 혼자라는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혼자여서 해야할 일이 있어서 만들어준 배려라고 믿자.
나를 사랑하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도록 하자.
예이츠가 지독한 사랑을 느끼지 않았던 들,
그리고 그것이 받아들여졌든 들,
우리는 그의 아름다운 시들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상처 있는 조개만이 진주를 생산한다.
아!!!
무지 즐거운 말이구나...그럼 나도 진주조개?
------------------------------------------------------
2005.04.17 21:03
[문학의 숲을 거닐다] 5...유언들
작가들의 유언
[톰아저씨의 오두막집] 해리엇 비처 스토부인
간호사들에게.."사랑합니다."
[빨간 무공훈장] 스티븐 크래인
"우리 모두 언젠가는 넘게 마련인 경계선에 도달했을 때,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다. 좀 졸리고 그리고
모든게 무관심해진다. 그냥 내가 지금 삶과 죽음 중 어느 세계에 있는가에 대한 몽롱한 의구심과 걱정 그것뿐이다."
시인 에밀 디킨슨
"지금 들어가야겠다.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의 이모 왈" 하느님과 화해해라"
그가 왈 "내가 언제 하느님과 싸웠는데."
괴테
"좀 더 빛을"
[걸리는 대로 쓰는 일기]에서 발우공양을 올렸는데.
작가들의 유언이 그 이야기와 연결되는 듯 싶다.
자신을 완전히 비운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화약이라고 한다.
누구나 태우고 가야할 화약이 있다고 치자.
화약을 다 태우지 못하고 가는 사람은 화약을 짊어지고 가야하는 수밖에 없다.
화약을 짊어지고 가는 죽음.
무겁다, 태우고 사지르고 가면 아무것도 없는 채 그냥
사라지면 될 것을...
화약을 지고 가려면, 다시 육신이 필요할 것이다.
육신을 끌고 죽음으로 가는 길
아니면 타다만 육신을 두고 죽음으로 가는 길..
별로다.
정열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죽음은 깨끗하다.
뒤가 없다....
저 유명한 작가들의 죽음이 그렇다.
죽는 순간 마지막 화약이 다 타, 그 불꽃이 사그라짐과
동시에 나도 사그라지길...
그렇게 연기와 함께 내가 사라지길...
마지막 연기에 나의 영혼이 실려 공기중에 완전 분해되길...
--------------------------------------------------------
2005.04.17 21:21
[문학의 숲을 거닐다] 6...돈키호테
-뮤지컬 라만차의 사람에서
돈키호테가 부르는 노래-
용감한 사람도 가기 두려워 하는 곳도 가고...
순순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
아무리 희망이 없어보여도, 아무리 길이 멀어도, 정의를 위해서 싸우고
천상의 목표를 위해서는 지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 영광의 여정에 충실해야 난 죽을 때 평화로우리...
그리고 이것 때문에 세상은 좋아지리.
아무리 조롱받고 상처 입어도 한 사람이라도 끝까지 노력한다면...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기 위해......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