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이 있는 사무실...
참 좋겠다. 싶어 생각해보니 나도 유리창이 있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군.
근데, 난 유리창을 등지고 있지.
유리창은 밖을 내다 볼 수 있는 투명벽이라고 한다면,
나에게 유리창은 밖에서 흘러 들어오는 소리를 좀 더 가깝게 들리게 하는 것이지.
매일 아침 오는 우체국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
그리고 낮 즈음에 오는 책싣는 트럭소리
가끔 오는 택배소리
오토바이 퀵 아저씨 소리.
이 모든 소리를 100% 구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90%는 구분한다.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만드는 창이다.
언제부터인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주인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혼자 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적중률이 생기자, 난 떠들었다.
김에게 이번에는 누가 올 것 같은데.... 하고 중얼거리면, 그 누가 들어온다.
그러기를 몇 번하고 김도 신기해 한다.
난 나에게 별명을 붙였다. "똥개"라고..
대충 짖어대고 맞히면, 장한 거고.
못 맞추면 본전인거고.
내가 그 이상한 짓을 왜 하고 있는 것일까?
시끄러운 소리 와중에 책상에 앉으면 등 뒤에 있는 것에 레이다를 꽂고 있는 것은 왜일까?
아무래도 주의력부족에 집중력 부족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난 향광장성의 성향을 가지고 있나보다는 생각을 한다.
끊임없이 집안에 들어앉아 창에 등을 돌리고 있지만.
광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끊임없이 궁금해 하는 향광장성...
결코 광장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몰래 엿듣고 있는 나
그런 의미에서 컴도 마찬가지이고, 나의 얼굴을 내 놓지는 못하면서
몰래 툭! 하고 내 생각 한 마디 던져놓고, 창으로 내다본다.
누가 왔다갔다. 내가 주절거려놓은 것을 한 번 쳐다 보았을까 하면서 엿본다. 창으로
내가 낸 창으로 몰래 엿본다.
광장을 흠모하면서도 광장에 내려서지는 못한다.
창은 그런 것이다.
내다보고 있던, 소리를 듣고 있던 ,
내가 언감생심 광장을 흠모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해바라기처럼...
지금은 매미가 운다.
8월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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