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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길들여지다

by 발비(發飛) 2005. 6. 3.

정말 웃기는 일이다.

'ㅅ' 하나가 말썽을 일으켰을 분인데, 사는 게 이렇게 재미가 없어지다니...

 

다리를 다치면 내 몸에 다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아프지 않으면, 내 몸에 다리가 붙었는지 안 붙었는지도 전혀 생각지 못하고 살다가

다치는 순간 다리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다리가 떠나지 않을 뿐더러,

다리가 걱정이 되어서 낫고 싶은 것이 아니라, 너무 불편해서 불편해서 빨리 낫고 싶다.

내가 어딘가를 다쳤다면,

내 몸 그 어딘가가 자신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면서 한 번 생각해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몸은 번갈라 가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지금은 머리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아마 그런 것일거다.

' 좀 찮은데, 나를 써줄수는 없는거니? '하고 시위를 하는 것일거다.

'그래 알았어. 한 번 생각해보지'

 

'ㅅ' 은 자판의  한가운데 있어서,

난 'ㅅ' 를 치는것을 귀찮아한다. 손목을 자판에 턱 얹어놓고 두드리다가 'ㅅ' 을 치려면

손목을 올려야 한다.

그러면서 하는 생각. 'ㅍ'과 자리를 바꿔놓지....

오늘 퇴근길에 자판하나를 사서 갈아두고 왔다.

그것으로 'ㅅ' 의 일은 끝났다.

하지만

내 블로그를 들락거리며, 그냥 지나치기가 민망해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몇 개 올려봤다.

'ㅅ' 은 필요없었다. 다행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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