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나는
金南柱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지 몰라
단 한방에 떨어지고 마는
모기인지도 몰라 파리인지도 몰라
뱅글뱅글 돌다 스러지고 마는
그 목숨인지도 몰라
누군가
말하듯 나는
가련한 놈 그 신세인지도 몰라
아 그러나 그러나 나는
꽃잎인지도 몰라라 꽃잎인지도
피기가 무섭게 싹둑 잘리고
바람에 맞아 갈라지고 터지고
피투성이로 문드러진
꽃잎인지도
몰라라 기어코
기다려 봄을 기다려
피어나고야 말 꽃인지도 몰라라
그래
솔직히 말해서 나는
별것이 아닌지 몰라
열 개나 되는 발가락으로
열 개나 되는
손가락으로
날뛰고 허우적거리다
허구헌 날 술병과 함께 쓰러지고 마는
그 주정인지도 몰라
누군가 말하듯
병신 같은 놈 그
투정인지도 몰라
아 그러나 그러나 나는
강물인지도 몰라라 강물인지도
눈물로 눈물로 출렁이는
강물인지도 몰라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인지도 몰라라 기어코
어둠을 사르고야 말 불빛인지도
그
노래인지도 몰라라
그럴지도 몰라.
아니
넌 그래.
너의 모습이야
바로 너의 모습을 이야기해주네.
너를 위해 이 시를 보낸다네
너 어쩌니?
너 그래서 어쩌니?
앞으로도 살 일이 태산같은데 너 그래서 어쩌니?
이 시를 보는 순간 너가 생각나니 이를 어쩌니?
몰라서 어쩌니?
개코도 몰라서 어찌 사니? -내가 나에게 하는 주절거림
일요일이 다가는 소리
아쉬움이 싹트는 소리.... 일요일이 다 간다.
다 가는 즈음에
ebs에서 분단문학을 이야기 하면서 김남주의 '조국은 하나다' 라는 시를 보여준다.
문득 보다가 김남주를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단 한번 정도 그의 시를 보았던가.
조국은 하나다 정도?
문득 또 잊혀지기전에 한 편이라도 찾아보자 싶어 검색창을 두드린다.
몇 편을 훑다가 필이 꽂힌다,
한순간 쭈루룩 읽어나가다가 나에게 내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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