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절거림

들국화에서

by 발비(發飛) 2005. 5. 9.

오랜만에 들국화 카페를 찾아갔었지.

그런데 그 곳에 누가 있었냐면,

전인권형님께서 와 계신거야..

그동안 아마 인권이 형님은 열심히 카페에 오셔서

글을 쓰고 계셨나봐...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더라.

인권이 형님은 시간이 가도 나가시지 않는거야.

뭘까

잠 못드는 자들에 대한 연민.

난 그 연민이 강하거든...

인권이 형님은 이 새벽까지 왜 잠 못들고 계실까?

흐음~`

남들보고는 걱정말라고 하고선, 자신은 왜 잠 못들어 하실까?

난 아프다.

그리고 기다린다.

아니 그냥 기다린 것이 아니라,

대화신청 4번 하지만 모두 거부 아니다 묵묵부답.

이게 좀 낫다.

그럴 수 있지

그 분에게 힘을 드릴 방법이 없을까..

아마 깨어 있을 것이라는 결론하에.

얼른 플래닛으로 와 그 분에 대한 글들을 퍼다가 카페에 올렸다

보시고 힘내시라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하는 팬이 있다고

그것도 두개나...

그리고 또 두드렸다.

.......................................................

 

나가지를 못하겠습니다.
왜냐구요?
지금 시간은 올린 시간에 나오겠지요.
이 시간에 잠 못 드는 이가 있으니,
인권이 형님과 흐음입니다.

흐음은 내일 새벽 선운사로 빨간 동백을 보러가기 위해
이 밤을 꼴딱 샐 것입니다.
그래도 나가긴 해야 하는데,
혼자 남아있을 '전인권' 이라는 세글자의 이름이
자꾸 당기는 듯 하여
그 분이 나가시면 나가려고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나가시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람이라는 글을 읽고
소주 한 잔 버전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다음 글은 신촌블루스...으윽 죽음이었지요...한때
파란 카세트테잎
그리고 지금 무엇인가 열심히 쓰고 계실 형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읽고 자야지...
열심히 쓰신 다음에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맘껏 늦잠을 ....

전 동백꽃이 가장 화려할때
제 목을 스스로 놓아버리는..그런 미운 동백을 보러갑니다.
누군가가 생각이 날 것 같군...
미운 동백을 보러 내일 아니 오늘 선운사로 갑니다.
정말 미운 빨간 동백..

........................................................................

 

이렇게 두드리고 ...

그런데.

카페창에 너무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어요.

뭐?

 

흐음

전인권

 

이렇게 두 이름이 나란히 한 곳에 있는 영광이

이소영이라는 이름보다 항상 운이 좋은 흐음

내가 흐음이라는 닉을 좋아하는 이유지.

역시, 흐음

멋지지 않냐?

같은 공간에 멋진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

참 철이 없기도 ,, 없어도 너무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전인권보다, 오늘 그 카페에서

만난 전인권은

난 만났다고 말하고 싶네요.

우리가 봐오던 그런 전인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부지런히 자신을 정리해 나가고 있는

그런, 나처럼 일기를 부지런히 쓰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연습하고 있는 듯 했거든요.

이 새벽,

흥분할 일도 아니지만,

난 오늘 인권이 형님을 만났다고. 우길겁니다.

인권이 형님 글 바로 위에 세개나 올려진 글을 아마

한 번은 읽었을테니까... 그것으로도 난 행복하다.

교감했다.

그 분이 나의 기운을 받아서 행복하길.

그리고 건강하길...

한달전까지(내가 바비킴을 만나기전)

나에게 매일 아침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 주던 형님이니까

그도 그렇게 건강하길...

언젠가 그때처럼 힘들면, 다시 형님의 노래를 들을테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