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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노자] 도덕경...오색은 사람의 눈을 멀게

by 발비(發飛) 2005. 5. 9.

五色令人目盲

다섯 색으로 구분하는 것은 사람의 눈을 멀게하고

五音令人耳聾

다섯 음으로 구분하는 것은 사람의 귀를 먹게하며

五味令人口爽

다섯 맛으로 구분하는 것은 사람의 입맛을 잃게한다.

馳騁전獵令人心發狂

말을 달려 사냥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하고,

難得之貨令人行妨

얻기 어려운 재화는 사람의 행동을 방해한다.

是以聖人爲腹不爲目

이러한 이유로 성인은 배를 위하나 눈을 위하지 않는다.

故去彼取此

고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하는 것이다.

 

 

오색, 오음, 오미에 너무 집착하면

그것들의 강한 자극에 눈이 멀고, 귀를 먹으며, 미각을 잃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석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령令이라는 글자에 주목하려 한다.

이 령令은 정해진 것, 가르는 것 등을 이르는 말로 색, 소리, 맛 등을 다섯가지로 구분하여 그것에 맞추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오색으로 나눈 것에 촛점을 맞추어

우리가 본 색을 그것에 대입시키는 것은 그것의 올바른 색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봉사가 아닌가 하는 것이고,

오음으로 나눈 것에 어떤 소리를 대입시키는 것은 그것의 진정한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니 귀머거리나 다를 바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맛 또한 마찬가지이니 세상에 어찌 짜고, 맵고, 쓰고, 시고, 단맛 만이 있겠는가 하는 것으로 이렇게 나눈 것에 얽매이면 그 본연의 모습을 알지 못한다고 이르고 있다.

'말을 달려 사냥하는 것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 따그닥, 따그닥. 말타고 있으면 정말 많이 흔들린다.

그 위에서 활이나 총을 쏘아 사냥한다면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열심히 쫓아간 사냥감을 놓치면 어떨까?

말 그대로 환장할 노릇일게다.

하지만 도덕경에서 말하는 발광發狂은 이때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

사냥감 하나 즉, 한정된 의미 혹은 가치를 목표로두고 그에 매달리거나 그것을 향해 내 몰리는 모습을 말하고 있다.

사냥하는 이들이 쫓아가는 정해진 사냥감을 사회의 가도可道된 목표점으로 놓고 있으며,

자신의 능력에다 말의 능력 다시 말해 본인 스스로의 그것에 사회로부터의 압박감을 더한 것을 말탄 사냥꾼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노자노옹께서 보시기에 말 그대로 발광하게 하는 짓거리라 한 것이다.

뭐 비슷한 이야기겠지만, 얻기 힘든 재화를 얻으려 하는 것도 아주 문제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해서 성인이라면 가식적이고 가도적인 눈을 위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배를 위한다하고 있다.

 여기서 눈은 본다는 의미로 파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무엇을 본다는 것은 어떤 대상에 촛점을 맞추어 다른 것과 구별짓는다는 의미이니 오색, 오미, 오성으로 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장은 앞서 살펴본 3장의 내용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마지막 문장을 보자. '고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고 한다.

'저것'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내 바로 앞의 것이 아닌 손이 가리키는 멀리 있는 어떤 것이다.

목표점, 이상으로 삼고자 하는 것, 도달하고자 하는 것, 정해진 것을 일컫는다.

그럼 '이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내 가까운 것으로 더 정확히는 바로 '나'를 일컫는 말이다.

모든 것의 시작점이자 근본이며 남에 의해 나누고 가르는 것이 아닌 모든것을 하나로 볼 수 있는 근본된 '나'인 것이다.

 

-by 동양철학으로 보는 세상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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