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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안씨춘추] 有意栽花花不開

by 발비(發飛) 2005. 5. 9.

有意栽花花不開

無心揷柳柳成蔭

 

뜻이 있어 꽃을 심었으나 꽃은 피지 않고

무심히 버드나무를 꽂으니 버드나무는 그늘을 만들어주더라.

 

결국 사람들의 문제는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 아닐까요?

타인과의 만남, 자신의 만남, 신과의 만남

만남과 인연......

사랑과는 관계없이, 동료, 친구, 부모, 형제와 같은 모든 만남을 이야기 하더라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 속에 내가 들어가고, 내가 그 사람 속에 들어가는 것...

 

어린왕자에 나오는 이야기

여우가 말하기를 이제까지 밀밭과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어린 왕자를 만나고 나서 밀밭은 나에겐 다름 의미가 생긴 것이다. 왜냐면, 밀밭이 어린왕자의 머리와 같은 금색이니까... 뭐 그런 거....

 

그런데요~~

만나고 나서는 만나고 길들여지면 되는데요.

만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렇게들 말합니다.

나와 이야기가 되는 사람,

나눌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같을 수는 없으니, 서로에게 길들여지기가 쉬운 사람.

 

有意栽花花不開

無心揷柳柳成蔭

 

무지 만나고 싶어! 꼭 만나야지! 그리고 꽃다운 것을 만나야지...

난 빨강꽃이 좋아.

그리고 겹잎꽃이 좋아 좀 화려한 꽃이었으면 좋겠어.

흙장미를 닮은 꽃이었으면 딱이겠는데.....

하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꽃이 피지 않네요.

화가 납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꽃이 피지 않으니까..

화가 나서 옆에 있던 버드나무가지를 바닥에다 푹 꽂았습니다.

그 버드나무가지가 자라서 어느 날 아직도 툴툴거리는 내게 그늘이 되어주고 바람을 만들어주고 있는 거...

 

잘은 모르겠지만, 인생이 그리 짧지 않다는 것.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이생이 아니면 다음 생.

그 어느 날 내가 무심히 꽂아둔 버드나무 한 가지가 나무가 되어 내 옆에 있을 날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욕심은 나쁜 기운,

욕심을 가지고 기다리고, 키우고, 지키고,,,

나쁜 기운이니 이루어질리가요..

무심한 마음.... 그냥 있어보지요. 뭐 까짓것

그럼 인연은 그렇게 버드나무 가지처럼 어느 순간 내 옆에 와 있겠죠.

그때 기억이 나겠지요.

내가 꽂아둔 가지구나.

이생이든 아니면 전생이든... 내가 꽂아둔 버드나무가지구나.

그럼 무지 반갑겠다.

버드나무 가지를 만나면,

그땐 체면불구. 안면몰수. 안아주기...

 

언젠가 무심히 꽂아두었을 버드나무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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