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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LLANES 야네스

by 발비(發飛) 2015. 4. 25.

 

 

 

 

 

 

 

 

길을 벗어나 만난 세번째 만남. LLANES 야네스

 

정확히는 두번째, LEON이 길을 벗어난 지점이면서 길이 시작된 지점이라고 생각하기에 세번째, 두번째는 품격의 도시OViEDO. 세번째 LLANES는 테마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길,

나의 모든 기억들을 모두 되새김하게 해 준, 고통에 고통을 얹었던 CAMINO DE SANTIAGO와 달리 나의 모든 기억들을 사라지게 해 준 아름다움의 극치였던 야네스의 SAN PEDRO WALK.. 같은 길임에도 극과 극의 대비였다.

 

길에 쓰인 단어,

야네스의 중심 교회 앞 길에 단어가 청도으로 새겨 있었다. (이미지는 카메라에 있으니 나중에 업로드) 단어가 뭐 이런 식이다. 스페인어로 된 너의 헌신, 도시의 교회, 손 ᆢ 뭐지 싶어 사전으로 계속 찾으며 단어를 쫓아가다, 사전은 포기하고 일단 사진을 찍으며 나중에 찾기로ᆢ 숙소에 돌아와서 물어보니 한 시인의 시란다. 나중에 문득 보니 단어를 쫓았을 뿐인데 중심에 있는 웬만한 명소는 다 지나가게 되었다. 단어를 만나며 단어를 상상하며, 이어가며, 그게 뭔지 몰라도 단어 말을 쫓아가는 길이 참 좋았다.

 

야네스는 항구다. 배가 많고 당연히 어부가 많다. 또 많은 것이 집마다 창이. 창마다 꽃이 많다. 떠나는 어부와 창가에서기다리는 꽃.

보는 것에 대해, 보이는 것에 대해, 보이도록 하는 것에 대해, 야네스의 또 다른 명물 THE CUBES OF MEMORY의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I have created a new landscape in the port of Llanes." by Augustin Ibarrola (1930)

야네스는 '본다'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ᆢ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해서 으슬으슬하다. 알베르게 식당에서 슈퍼마켓에서 사온 스페인 컵라면과감자샐러드를 사서 바케트와 함께 저녁으로 먹었다. 내가 산스페인 컵라면은 안매운 꼬꼬면이고 여러가지 맛이 있다. 간만에 국물을 먹으니 속이 좋아라 한다. 감자샐러드도 슈퍼에서 흔히 살 수 있는건데 바케트에 발라 먹으면 딱 좋아하는 맛이다. 누군가 남겨놓은 스페인에서 제일 싼 팩 포도주와 함께 ㅎᆢㄴ자서 잘도 먹었다.

 

옆테이블에는 덴마크와 프랑스에서 온 중년을 넘긴 두 남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 저들이 들어올땐 절룩거리며 기침을 하며 순례자 티를 팍팍 내었는데 저리 독한 술을 마신다.

 

여기 야네스도 산티아고길이다. 그래서 알베르게가 있다. 보통 산티아고순례길이라고 알고 있는 프랑스생장에서 시작하는 프랑스길, 마드리드길, 포르투칼길과 함께 이룬에서 출발하여 주로 스페인북부해안을 걷는 북쪽길이 지나는 곳이다. 어제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오늘을 순례자들이 다섯명 정도 머물고 있다. 웃기는 건 프랑스길과는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분명하다. 같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데 선택이 다르다는 것, 그것은 대체로 다르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 어울리던 프랑스길과는 달리 여긴 완전 독립체들이구나 싶다. 독한 술들을 마신다. 그리고 평균연령이 높다. 어떤 선택 기준이 있었을까? 잠시 뒤 잠이 들며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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