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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홍상수] 자유의 언덕

by 발비(發飛) 2014. 11. 4.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뭘 상상했던거지?

즐거울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낄낄거릴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마구 섞어놓으니, 재미있었다.

상상이지만, 모리의 시간을 모리의 시간 그대로였다면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우울하고 찌질하여 영선의 애인처럼 그를 얕봤을 것 같다.

시간을 섞어두니, 모리는 즐겁고 재미있어 낄낄거리게 만들었다.

마치 삶을 조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지.

보는 내내 대본을 갖고 싶다... 갖고 싶다. 읽어보고 싶다. 그랬다.

마치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삶을, 아니 나의 삶을 모두 재단하여 헝클어놓은 뒤 약간의 우연이 가능한 개연성을 찾아 재배열한다면

나의 삶은 위트로 버무려져 재미있을 것 같다.

시간은 그런 것이다.

시간은 시간일 뿐이지 시간의 의미는 단 하나의 방향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순간이라는 말 혹은 생각으로 기억하거나 말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잘라낼 수 있는 것이 시간일 것이다.

시간에 포함하지 않는 꿈조차도 시간이 된다. 삶의 이야기에 포함시킨다.

감독이 뭐라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홍상수 감독의 어떤 영화보다 강하다. 훅 들어온다.

 

질문-비즈니스에요? 관광이에요?

낙인-예술가라는 재단.

우연-떨어뜨린 한 장의 편지.

삭제-싸움.

무시-주변 인물.

혼란-꿈

 

시간을 잘라내 본다면 납득되지 않은 삶의 주제어가 보일지도 모른다는 희망같은 것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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