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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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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비(發飛) 2014. 7. 25.

끝내 아팠다.

끙끙 밤새 아팠다.

조조로 예매해 둔 [마담 푸루스트의 비밀정원]을 취소하고 처음으로 집에 있기로 했기로 결정.

새벽에 타이레놀 두 알 먹고 오전 내 잤다.

퇴사를 한 지 딱 열흘째 하루도 빼지 않고 외출을 했다.

도서관에 며칠을 가고, 광화문과 종로사이를 배회하고, 합정 카페에서 전전하고...

그 사이

[크레이트 뷰티] [리스본행 야간열차] [천번의 굿바이] [프란시스 하] ..이게 단가? 더 본 것 같기도 한데..

어제 [천번의 굿바이]를 보러 오가는 버스 안 에어컨 너무 세서 덜덜 떨렸는데, 결국.그렇게 된 거지.

 

푹 잤더니 몸이 개운해졌다.

아 이제 괜찮다 하고 집을 둘러보니 아수랑이 따로 없는 걸.. 청소 시작!

먼지를 털고, 쓰레기를 모으고, 쓰레기통도 씻고,청소기를 밀고, 스팀청소기를 두번이나 밀고, 손걸레를 한 번 더,  발매트들을 세탁기에 돌렸다.

몇 달만에 대단한 작업을 끝내고,

티비를 틀었다.

평일 낮 티비는 대체;;

iptv를 신청하고 채널들을 다 돌려보지도 못했는데, 이 참에 채널투어를 해 보는 걸로..

비록 기본형이지만 엄청나다.

리모컨에서 관심가는 채널에 찜 등록을 했더니, 좀 낫다.

올리브채널들, 패션채널, 선댄스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 bbc채널 이 정도...

그리고 ... 선댄스채널에서 [인 아워 네이쳐]라는 영화를 보았다.

가족드라마였는데, 가족은 정말;; 어쩌지 못한다는 거;; 절대 문제삼지 않아야겠다;;; 원래 그런 거니까;;; 하면서 봤다.

치열하게 싸우는 가족도, 침묵에 휩싸인 가족도, 하하호호 웃는 가족도 모두 같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열어둔 현관문과 베란다쪽에서 부는 맞바람에 커튼이 말도 못하게 펄럭걸린다.

가볍게 제대로 흔들거린다.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고요히 평화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그것도 행복일런지..

이게 어디야. 언감생심. 이게 어디야..

어제 널어둔 수건들을 개고, 구겨진 청바지와 남방 다림질을 끝내면 해가 어느 정도 지겠지.

그럼 며칠 전에 봐둔 빨간 반바지를 사러 가야겠다.

바람이 시원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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