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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듣는 曰(왈)

[무라카미 하루키] 예루살렘상 수상소감 '벽과 알'

by 발비(發飛) 2011. 12. 12.

무라카미 하루키는 2009년 2월 이스라엘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수상합니다. 이스라엘 군대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대한 무자비한 폭격에 대한 반발로 수상 거부까지 고민하다 선 자리에서 그 유명한 수상소감 '벽과 알'을 얘기합니다.

"내가 소설을 쓸 때 늘 마음속에 새겨두는 말이 있다. '혹시 여기에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서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 아무리 벽이 옳고 알이 그르더라도 나는 알의 편에 설 것이다. 우리는 모두 더없이 소중한 영혼과 그것을 감싸는 깨지기 쉬운 껍질을 가진 알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저마다 높고 단단한 벽과 마주하고 있다. 바로 '시스템'이라는 벽이다. 내가 소설을 쓰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영혼의 존엄을 부각시키고, 거기에 빛을 비추기 위함이다. 우리 영혼이 시스템에 얽매여 멸시당하지 않도록 늘 빛을 비추고 경종을 울리는 것, 그것이 바로 소설가의 책무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121022414760212&outlink=1 기사에서 발췌

 

 

아침이다.

월요일 아침이고, 우리는 끊임없이 텍스트를 읽는다.

 

어제는 김탁환의 <쉐이크>를 '페이지원'라는 리더기를 통해 전자책으로 읽었다.

쉐이크는 김탁환의 스토리텔링 작법에 관한 책이다.

다시 말하면, 소설이라는 텍스트를 만드는 것에 관한 책이었다.

뉴스를 검색하다, 이 칼럼의 내용과는 무관하다.

그저 인용이 된 하루키의 수상소감이... 말문을 막히게 한다.

 

비채에서 나온 <하루키의 잡문집>을 몇 꼭지 읽었을 때의 느낌과는 또 다른 무게감, 그것은 예루살렘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이렇게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있는지 몰랐다.

 

 우리는 모두 더없이 소중한 영혼과 그것을 감싸는 깨지기 쉬운 껍질을 가진 알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저마다 높고 단단한 벽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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