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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대로 詩

[조연호]풍등처럼 날다

by 발비(發飛) 2011. 4. 14.

풍등처럼 날다

 

조연호

 

   다시 협동조합이 되려 한다 불 밝힌 곳에 의무실을 두고 온 나는

   가뢰를 모아야 할 통에 부상병을 가두고 밤을 작목하는 것이거든

   재회의 반대편 손상된 것 속에서 가장 큰 선(善)과 겨뤄야 했거든

   성가 합창의 구절마다 마부들이 고빼 매는 걸 구경해야 했거든

 

   수레에게 더는 둥글어질 수 없는 천장을 만지작거리게 허락하고

   종막에서 출발하여 서곡은 이 밤을 늘어진 나귀가 되게 했거든

   독배를 눈에 부은 자가 자기 없는 밤에 나를 만발하게 했거든

 

   키롤롭스가 맞이한 인간의 동화가 그의 눈에게 의미했던 바처럼

조각배쯤은 환호로 여겨버린 밤과 낮의 향기를 물 밑에 낳기 위해 힘

찬 목소리른 얼굴 한가운데 화살처럼 박혀 있었다 개는 뜀뛰며 슬픈

자기 애호를 문질러버린 서커스가 돌로 나를 덮어주지 못한 것을 안

타까워했다 이쪽 끝에 공존하려는 다른 끝의 찬동이 기근에 도취된

난민의 레몬이지 않았다면 수윤(秀潤)한 이 살인귀의 잠이 자기를 빨아

모으는 꿀벌로부터 눈앞이라는 무아경이 달콤해질 수 없다는 걸

몰랐어야 했거든

 

   너의 배는 나의 멍울에 해수(海獸)를 낳으리라 그리하여 발등으로 밖에

미아는 더 많은 선물을 보관하고 있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나는

비참함이 아니며

   켜의 나

   초벌의 저물녘을 두 발 묶인 짐수레꾼이 되게 해야 했거든

 

   음악 대신 만년(晩年)을 불러버린 가수를 사랑하느라 헤일은 오늘

의 손톱 길이를 멀어지는 차창에 대어본다 길짐승 몰이 속에서 내게로

오고 있는 기적적인 남자들이 아내에게 바칠 검정색을 낳을 때마다

   풍등처럼 날았다

   갈라진 발가락에서 사냥 나팔이 울린다. 티끌에 밟힌 머리를 향해

방파제를 세우고 나는 나를 외치는 외교에 불과했으니 돼지 목동의

애도 속에 나으 곱추가 늙어 갈 때마다

   풍등처럼 날았다

 

   안 저물지도 모르는 저녁이 떠 있거든

   밝아질수록 별 사이의 내가 하찮거든

   황금 행세를 하느라 내 안의 간질 병자가 앓을 수 없었거든

 

   미천한 자의 전갈자리는 놀랍게도 선동적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오

늘 밤을 향할 별의 방향이 오늘 밤에게 거절될 때의 배회와 맨발이

아니며

   볏의 나

   고기에게 덤벼드는 자갈밭과 쇳조각을 팔베개 아래 경작하며

   쓸쓸함이 귀찮아 손을 깨물어버린 그런 복잡을 통과한다

 

   매춘부들이 전원과 뒤섞이는 그런 교회가 되어

   '음악이 너무 커서 앞이 안 보입니다'라고 맹인은 말했다. 착암기의

깊은 저음에 매료된 계단은 '안아주세요 접종일에'라고 말하고 나를

굴려버렸다

   깊이를 포기해버린 전날의 모기장에게로

   한복판이 헝클어져버린 처녀의 눈에게로

 

   장식된 옷을 입은 조상보다 벌거벗은 조상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했던

   틀림없이 인종의 부엌에 대한 나의 존경이 자명했거든

   그래희 아동보호시설은 계절에 이끌려 요절 밖을 기어 나왔거든

   거울 속을 지느러미로 헤엄치는 미끄러운 감격에 놀라며

   이 개화는 암술이 꽂힐 때마다 지평선을 끊고 평등의 악취를 오지

않는 빛에 비춰봐야 했거든

 

 

 

 

그의 시를 읽는, 나는 언제나처럼 단어의 뜻을 찾았다.

 

*가뢰: 딱정벌레목

*풍등: 1. 같은 말 : 풍전등화(1. 바람 앞의 등불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놓여 있음을 비유적...)
          2. 열기구의 원리를 이용해 고체연료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띄우는 열기구의 일종으로, 소원 등을 기원할 때    사용하는 전통놀이.

*키롤롭스: 아폴론은 제우스가 자기아들 아스클레피오스를 번개로 쳐죽이자 화가나서 제우스에게 번개를 만들어주던 키롤롭스를 죽인다.

*수윤하다: 그림이 잘 그려져 생동감이 있다.

 

 

단어의 뜻을 찾고나자,

 

상수리나무가 낙엽진 얕은 가을 산이 생각났다. 

하얀 페인트가 간혹 벗겨진 이층집이 산과 앞뒤로 서 있다.

 

단단히 굳은 흙마당에 작은 세모, 큰 네모.

아이 하나가 날고 있다.

 

무엇에 관한 기억?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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