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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집사 식물집사

둥이의 삶에서보면 2

by 발비(發飛) 2008. 9. 11.

 

 

 

 

 

둥이가 사는 집

 

둥이를 입양해 간 분이 둥이의 근황을 사진으로 보내오셨다.

이틀동안 둥이의 활약이 대단했던 듯 하다.

 

둥이가 살게 될 마당이 정리가 되질 않아 이틀동안 집안에 두신 모양인데...

이 집이 낯선 집이라 둥이의 세계로 셋팅이 되지 않은 것은 분명할 터.

나의 둥이는 자신이 구축하지 않은 세상은 세상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끊임없이 존재를 확인했을 것이다.

같이 온 사진에 둥이가 자행한 현장들이 그대로 보였다.

난 그게 좋다.

 

그리고 오늘 둥이의 새로운 주인은 둥이를 위해 새로운 개집에 하얀 페인트를 칠하고...

마당 한 켠에 둥이의 자리를 마련해주었다고 하셨다.

 

사진으로 본 둥이의 눈빛이 맘에 든다.

 

내가 출근할 때

내가 퇴근할 때

나만 바라보던 눈이 아닌, 둥이가 그 마당에서 볼 것은 너무 많았을 것이다.

 

퇴근해서 둥이를 안고 바깥에 데리고 나가면 제일 먼저하는 것이 바깥 냄새를 맡는 것이었다.

이제 둥이는 갇힌 공기가 아닌 소통하는 공기속에 살 것이다.

초록잔디와 초록나무와 둥이의 하얀 털이.. 그 사이로 보이는 붉은 둥이의 살결이 이쁘다.

그 곳에 있는 둥이가 보고 싶다.

 

만지고 싶다.

 

축하한다!

니가 원하던 하늘이 보이고, 땅이 보이고, 초록이 보이는 곳에서 살게 되었음을...

한동안 묶어둘 것이라 했다.

거기가 어딘지 알 때까지는...

 

그러고보니, 둥이가 어울리는 그 곳은 누구나가 어울리는 그런 곳이구나.

우린 모두 파란하늘과 초록나무들과 흙냄새 물씬 나는 흙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연인 것을... 잊었다.

 

둥이가 자연이듯

나도 너도... 우리 모두가 자연이었던 것을 잊었다.

 

제조된 상품인 줄로 잘 못 알고 있었다.

 

둥이의 삶에서 보면 둥이는 온 몸을 틀어.. 나를 변화시켜

내가 변하게 만들어...

움직이게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세상으로 스스로 찾아간 능동적인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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