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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대로 映畵

[다큐]전설의 혁명가 - 체 게바라 El Che 1997

by 발비(發飛) 2008. 2. 25.
LONG

피델

 

 

지금 이 시간 이런저런 상념들이 떠오른다네, 자네를 마리아 안토니아 집에서 처음 만났던 때와 자네가 나에게 자네 그룹에 합류하기를 청했을 때, 그리고 우리의 여정을 준비하는 동안 느꼈던 팽팽한 긴장감에 대해, 우리가 자기의 죽음을 대비해 누구에게 그 소식을 전해야 할지를 미리 말했을 때, 이 가능성은 갑자기 우리 모두에게 현실로 나타났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진실로 현실임을 알게 되지 않았는가. 혁명을 할 때-그것이 진정한 혁명이라면-우리가 승리할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현실 말일세. 실제로 수많은 동지들이 혁명에 목숨을 바치지 않았는가.

 

오늘에는 이 모든 것들이 덜 극적으로 보이네. 우리가 더욱 성숙했기 때문일테지만, 그러나 또한 역사는 반복하기 때문이겠지. 나는 쿠바 땅에 국한된 쿠바 혁명에서 내 몫을 다했다는 느낌이네. 이제 나는 자네와, 동지들과, 그리고 이제는 나의 것이기도 한 자네의 인민들과 작별하려 하네. 나는 내가 점하고 있는 당의 직책과 장관직과 사령관의 직위, 그리고 쿠바 시민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네. 이제 나와 쿠바를 잇는 어떤 법적 관계도 존재하지 않네. 오직 공문서 따위로는 파괴될 수 없는 전혀 다른 성격의 관계만이 나에게 남을 것이네.

 

내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건대, 나는 지금까지 정직하게 또 한결같이 혁명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 다만 하나 내 잘못이라면 시에라마에스트라 시절 처음부터 자네를 온전히 신뢰하지 않고, 자네의 지도자적 자질과 혁명가적 기질을 좀더 빨리 이해하지 못한 것이겠지. 나는 경이로운 세월을 살았고, 미사일 위기가 계속되는 최근에까지 자네 곁에서 우리 인민과 함께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꼈네. 이런 경우에는 어떤 국가원수도 자네만큼 영민하게 대처할 수 없었을 터, 보고, 사고하고, 위험과 원칙을 형량하는 자네 뒤를 주저 없이 따른 것이 자랑스럽네. 지구상의 다른 땅들이 나의 미천한 힘을 요구하는군. 쿠바의 영도자로 남을 자네의 책임이 자네로 하여금 포기하게 할 수밖에 없게 하는 그것을 나는 하려 하네. 이제 우리가 작별할 시간이 온 게지.

 

내가 기쁨과 고통이 교직하는 가운데 떠난다는 걸 이해해 주게. 나는 여기에 건설자로서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희망을, 내가 사랑하는 자들의 가장 사랑하는 부분을 남겨두고 가네. 나를 아들로 받아준 인민의 곁을 떠나네. 내 정신의 한쪽을 남겨두겠네. 새로운 전장에서 자네가 나에게 심어준 믿음을 간직하겠네. 우리 인민의 혁명의식과 내 의무의 가장 고결한 부분을 완수한다는 가슴 떨리는 기쁨을 간직하겠네. 제국주의와 투쟁하는 그곳에 이들이 모두 함께할 것이네. 내 아픔을 쉽게 치유하고 위로하는 바는 이것뿐일세.

 

다시 말하거니와 나는 쿠바에 대한 모든 책임을 벗고, 오직 이상형의 쿠바만을 기억하겠네. 그래서 다른 하늘 아래 내 최후의 시간이 도래한다면, 내 마지막 생각은 쿠바 인민들에게, 특히 자네에게 향할걸세. 자네의 가르침과 자네의 모범에 감사하네. 내 행동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것을 충실하게 간직하려 노력하겠네. 나는 늘 우리 혁명의 대외관계에 집착하곤 했지.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네. 내가 어디에 있든 나는 언제나 쿠바 혁명가의 책임을 완수할 것이며 또 그렇게 행동할 것이네. 나는 나의 아이들과 아내에게 어떤 물질도 남겨주지 않을 터, 이것이 나를 슬프게 하지는 않네. 왜냐하면 그들이 먹고, 교육받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가 줄 것이기 때문일세.

 

자네에게, 인민에게 할말이 많았는데, 그것도 의미가 없다는 느낌이 드는군.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어찌 말로써 다하겠는가. 종이만 더럽힐 뿐이겠지.

 

영원한 승리의 그날까지!

 

뜨거운 혁명의 열기로 얼싸안으며 !

 

 

 

 

                   

ARTICLE

첫 느낌은 넓다!

두번째 느낌은 크다!

세번째 느낌은 같다! 모두 같다!

 

라틴에서 받은 느낌이다.

이리 넓고 큰 곳이 모두 같을 수 있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다.

만약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말이다.

만약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모두 같을 리가 없다.

 

 

 

지구의 반대편에서 날아간 사람이 그렇게 느꼈는데, 그 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강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넓어서 다른 곳일 줄 알았던 곳이

여행을 하면서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제국주의가 이런 것이구나.

세상을 똑같이 만들어버리는 것이구나.

그렇게 꿈꾸는 것이 제국주의자들이구나.

 

모두가 같다는 것에 아파한다.

모두가 같다는 것을 의심한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 진학 중 떠났던 남미여행.

돌아와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혁명가의 길로 들어선다.

아마 그때 그에게 혁명이라는 말보다는 사람이 고르게 사는 유토피아를 생각했을 것이다.

혁명과 유토피아

정반대를 지향하는 말이다.

 

멕시코에서 카스트로를 만나 중원결의를 한다.

그리고 유럽으로부터 식민지 지배가 끝나자 시작된 북미로부터의 지배, 몇 층으로 겹겹이 눌러대는 제국주의가 그의 적이다.

그는 제국주의와 자본주의가 없어질 때까지 쉬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실행했다.

쿠바는 그가 꿈꾸는 유토피아의 첫 실현지였다.

그는 짧은 기간동안 쿠바의 인증국민으로서, 정부요원으로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현실과 꿈의 거리.

언제나 현실은 꿈을 지배한다.

미국은 자본주의라서 용납할 수 없고, 공산국가는 아무런 조건없이 민중을 위해서 물자를 제공해야함을 어긴 소련도 용납할 수 없고...

그건 정치인이라고 하기엔 어리광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떠났다.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몰래 아프리카 콩고로 가서 이루지 못한 유토피아에 대한 꿈을 위한 준비를 한다.

그를 본 쿠바인에게 그는 환상같은 존재이다.

그는...무엇이었을까?

변장을 하고 쿠바로 잠시 돌아왔다가 볼리비아로 혁명을 위한 전초기지 작업을 위해 떠난다.

그는... 알았을 까?

 

미국은 그의 움직임을, 그리고 그의 행보를 그보다도 훨씬 더 잘 예측했을 것이다.

볼리비아는 페루,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의 가운데 있어 그가 접수하기만 하면 남미 혁명의 중추가 되는 것이다.

그런 생각...

 

잡혔다.

총에는 총알이 장전되어 있지 않았다.

죽었다.

미국은 체게바라의 손목을 잘라 쿠바에 보냈다. 죽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기 위해...

 

난 이 다큐를 보면서 꿈을 생각한다.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를 볼 때의 그 낭만적인 감격.

체게바라의 평전을 볼 때의 그 견고한 느낌.

그것들은 모두다 어디로 가버리고... 이 다큐는 나에게 슬픔만을 남겨주었다.

꿈은 쫓는 것이라고 했고,

꿈을 가진 자는 나는 것이라 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명동 뒷골목을 떠도는 양아치의 가슴에 그의 별 박힌 베레모가 흔들리고 있다.

그의 유토피아 첫 실현지였던 쿠바에는 그가 관광상품이 되어 나라를 먹여살리고 있다.

 

아이도 아니면서

사춘기도 아니면서

내가 추구하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것의 의미에 대해...

가치있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또 그것에 의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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