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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대로 詩

[황지우] 발작

by 발비(發飛) 2006. 12. 14.

발작

 

황지우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기적 아녀

 

천상병의 소풍과 닮았다.

 

마음 추종자인 천상병시인과 미학시인인 황지우시인의 시가 멀리서 서로에게 다가오고 있다.

마음의 출발이 땅이고 하늘이 다를 뿐이다.

황지우 시인은 이 시에서만은 땅에다 발을 심고 사는 나무인간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다

초록빛과 사랑의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목표다.

생이 다할 때, 이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그러고보면,

초록빛과 사랑이기 위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의 몫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일단계.

초록빛을 찾아내는 스팩트럼 하나를 내 가슴에 채우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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