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여행전에 다니던 직장의 송년모임에 갔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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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났는데...... 갈까 말까
할아버지사장님 왈
"너가 뭐 할 일 있어? 와서 술이나 먹고 가!"
그래도 가지 말자 그러다 막상 저녁이 되어오자 한순간 맘이 변하더라니.
보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다 보고 싶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 아저씨 아줌마들, 언니 오빠들, 모두 모두.
정말 잘 갔지요.
모두들 반갑다고,
잘 지냈냐고,
잘 다녀왔냐고,
요즘은 뭘 하냐고,
술 한 잔 받으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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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따스함에 완전 녹아버리지요.
저녁식사를 하고 맥주집에 갔습니다.
한 분께서 국화 한 다발을 들고 계시다가 그 중 한 가지를 넘겨주셨습니다.
이쁘기도 하고 냄새도 참 좋았지요.
앞에 놓인 빈 맥주잔에 넣었습니다.
유리컵의 광택을 받아 더 이뻐졌습니다.
'한 잔 받아!"
"그냥 여기에 주세요."
"정말?"
"너무 멋져요, 정말 맛있어요. 드셔보세요."
국화 담긴 맥주컵를 입에 갖다 대기도 전에 국화향부터, 그리고 맥주의 향, 그 다음엔 혀끝의 쏴함.
모두들 한 번씩 드셔보더니, 꽃들을 꺾어 잔에 넣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탁자 위에 맥주컵에는 꽃들이 한 송이씩, 꽃이 더 없자 파슬리라도... 모두 그렇게.....
그게 즐겁고 좋아서 모두들 한참을 웃었지요.
오래간만에 만난 님들이었습니다.
그 분들이기에 맥주에 국화를 담그는 좀 덜 떨어진 짓을 참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습니다.
국화맥주는 그 분들의 필이었습니다.
그 향
그 맛
그 빛
내가 좋아하는, 할아버지사장님 식구들입니다.
참 순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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