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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2

[쟝 그르니에] 섬 동물에 대한 글 중 마음 속 1등은 쟝 그르니에의 [섬]에 등장하는 고양이 물루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쟝 그르니에의 글 중에서도 물루에 대한 관찰과 묘사가 너무 좋다. 고양이 '물루'때문에 오래된 청하출판사 버전인 이 책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다. 동물과의 밀접한 동거를 시작하며, 물루가 생각났다. 나는 '감자'를 관찰하고, '감자'는 나를 관찰한다. 동물들의 세계는 침묵과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동물들이 잠자듯 엎드려 있는 것이 보기에 좋다. 그들이 그렇게 엎드려 있을 때. 대자연과 다시 만나고 그들의 몸을 내맡김으로써 그들은 자신들을 키워주는 정기를 받는다. 우리가 노동에 열중하듯이 그들은 휴식에 그렇게 열중한다. 우리가 첫사랑에 빠지듯이 그들은 깊은 신뢰로 잠 속에 빠져든다. -쟝 그르니에.. 2023. 1. 12.
[죽음 2]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죽기 직전, 눈앞에는 인생이 파노라마 필름처럼 펼쳐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아닐세.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니야. 한 커트의 프레임이야. 한 커트 한 커트 소중한 장면을 연결해보니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거지. 한 커트의 프레임에서 관찰이 이뤄지고, 관계가 이뤄져. 찍지 못한 것, 버렸던 것들이 나중에 다시 연결돼서 돌아오기도 해.”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이어령선생님의 인터뷰다.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고 생각하십니까?" "남들이 보는 이 아무개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보는데, 나는 사실상 겸손이 아니라 실패한 삶을 살았구나. 그거를 느끼는 거다. 나를 보고 성공했다고 말하겠지요. 세속적인 의미로 문필가로 교수로 장관으로 활동했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나는 실패한 삶을 살았습.. 2021.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