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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서울

by 발비(發飛) 2005. 12. 11.

 

 

서울역 앞에 있는 연세빌딩 24층에서 내려다 본 서울역이다.

첫 눈에 보인 것은 차들의 반짝거리는 움직임

두 번째 눈에 보이는 것은 그 차들이 다니고 있는 길들

세번째 눈에 들어온 것은 내가 내려다보고 있었던 창의 반사빛

그리고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의 건물들, 현재의 건물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건물들

높은 곳에서 세상의 불빛들을 본다는 것은 욕심을 생기게 하는 것 같다.

도시의 불빛들을 보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나도 나도 하는 맘이 생기게 된다.

저 건물에 나도 한 자리를 차고 싶다

저 차들의 주인이 되고 싶다

저 길을 활보하고 싶다

뭐 그런 욕심을 가지게 한다.

 

자신의 발 아래가 어디냐에 따라 사람은 너무나 많이 변한다

몇 개의 인간이 내 안에 살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

 

천왕봉정상에 올라

대청봉 정상에 올라

아니 수락산의 정상에 올라서

내려다본 세상은 차고 앉고 싶은 세상이 아니라, 그저 내 몸 한 곳  기대어 쉴 수 있기를 하는

맘이 생기게 한다.

이 산자락 어디에 나 그냥 텃밭 가꾸며,

이쁜 것

신기한 것들에 감탄사를 터트리며그렇게 살고 싶다 ....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마치 나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처럼

난 우쭐하게 그런다.

좀 만 기다려...

내가 가서 너희들을 이뻐해줄테니...

 

그런데

연세빌딩 24층에서 본 서울의 모습은 허걱이게하며,

나 저기 끼고 싶은데,,, 끼고 싶다.

저 불빛의 하나이고 싶다.

그건 왜 내게 욕심으로 다가오는 것인지.

 

하지만, 잘 되었다.

사진을 찍을 상황이 아니었지만, 틈새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어왔다.

그들의 세상이지만, 이 사진은 내 것 이다.

손가락으로 꼭꼭 집어가며 살펴본다,

이 건물은 이쁘다. 그렇지만, 조명색이 영 아니야.

저 건물은 간판이 너무 크잖아.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이왕 폼을 낼거면, 좀 잘하지 그랬냐.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이렇게 노래했었다.

그냥 이렇게 노래한다.

저 불빛은 나의 불빛. 저 불빛도 나의 불빛, 저 불빛도 나의 불빛

그럼 너의 불빛은? 됐다. 그래. ㅎㅎ

 

이렇게 저렇게 갖고 노는 저 사진은 이미 나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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