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뒷 문쪽 하늘입니다.
나무가 울창해 하늘을 볼 수 없더니, 어느새 파란하늘이 나뭇가지틈새로 내려옵니다.
나뭇잎이 떨어진 자리에 하늘 한 자락이 나무에 걸린 것입니다.
꽃 진 자리에 구름이 걸린 것입니다.
나무는 모른 척 검게 입을 다물고 있지만,
하늘도 구름도 검은 나무에 착 달라붙어 겨우내내 나무를 지켜줄 것입니다.
나무는 겨우내내 하늘때문에 죽은 듯 하지만,
꼼지락 거리며, 움직일 수 있을 겁니다.
심심하면, 외로우면 죽은 것이지만,
친구가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 에너지입니다.
나무에게 하늘은 겨우내내 친구 일 것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차가웠지요.
추워서 머플러에 입을 박고 종종거리다가, 그저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추운 것과는 상관도 없다는 듯 하늘이 참 이뻤습니다.
파란 하늘이었습니다.
카톨릭회관인가요? 저 붉은 벽돌 건물과 하얀 구름과 검은 나무와 파란하늘.
참 이뻤습니다.
이쁜 것을 찾아서 본 나의 눈과 가는 시간, 가버린 순간들을 잡아둔 내 카메라에게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진입니다.
퇴근길이었습니다.
낮에 본 하늘들이 참 이뻤다는 생각을 하면서,
밤이라서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하지만 아름다움음 남아있을 거라며
지금 내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카메라에 담아 집으로 가서 큰 화면에 놓고보면
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숭아트센터앞길에서 뱅뱅 돌면서 위의 사진과 아래의 사진을 같이 찍었습니다.
이제 리모델링하는 건물의 천막이 더욱 어둔 밤에 여운을 남겨둡니다.
완성되지 않는 무엇인가가 주위에 있다는 것은
그건 때로 귀찮기도 하지만, 기대도 되는 것이니까요.
나의 환경이 무엇으로 바뀔까.... 그건 나의 건물은 아니지만 나의 환경일테니까요.
매일 아침 저녁을 드나드는 나의 환경!
저 캄캄한 하늘이 언제나 나의 환경인 것 처럼
밝음 혹은 어둠으로....
전신주가 구름에 걸터있습니다.
전선은 뭐하는 것이지?
뭔가를 전달해주는 것 아닌가요?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사연을 전달해주고,. 저 전선은 우리의 모든 것을 전달해주는
우리를 서로 교감하게 해주는 모든 것이 저 선안에 들어있는 것 맞지 않나요?
그 전선줄에 하늘 구름에 달려있네요.
혹 구름위 어디에도 .......
그 선은 연결되지 않았을까요?
보이지 않는 신은 믿으라고 합니다.
그 신에게 기도를 합니다
내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늘이시여, 나의 맘을 알아주소서 하고 기도를 합니다.
그렇지요.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신에게 기도를 합니다.
아주 간절히
아주 간절할 때만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구름에 걸린 전선들을 보면서. 보이는 전선에게 말합니다.
네가 어디로든 연결된 것이라면, 내 맘 좀 전해달라고
내 맘 전할 곳 있는데 그 곳으로 가서 내 맘 좀 전해달라고 말합니다.
전선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 하나의 실선도 끊어지면 안되는 거니깐요.
끊어지지 않았으니깐요.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사진을 찍어두고,
그 사진을 되돌려보면서,
전선줄이 구름에 걸린 것을 보면서,
그래 하늘까지 내 소식 좀 전해줘라. 그리고 내 소원 좀 들어줘라.
나 여기 살아있다고 말해주고와라
그렇게 전선에게 기도했습니다.
2005년 12월 07일 오늘 본 하늘이야기입니다.
김홍회님의'나는 사진이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디카의 포토샵은 수동카메라의 인화처럼 작가의 작업의 일환이라는 말을 읽고
처음으로 포토샵으로 사진을 좀 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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