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없다.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모두 자기안으로 들어오는데,
마음을 채우면 세상은 들어오지 못하는 것 같다.
이 말은 어디에선가 본 듯하기도 하고 내속에서 그냥 나온 말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했던 누가했던 맞는 말이다.
파지이건 세상이건 내 마음이 비어있을때 모든 것들은 내 속에서 터잡기를 한다,
빈 공간이 없어 터잡기를 포기하고 모두 세상밖으로 다시 나가버린다.
난 내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서, 그것들을 붙잡으려 한다.
아무리 힘을 들여도 들어갈 자리가 없으면 못 들어가는 것, 그 간단한 것을 모르는 나!
어제는 청하를 마셨다.
원래 나의 주량은 청하 두병인데, 난 세병을 마셨다.
그러므로 난 청하한병만큼의 시간은 기억하지 못한다.
청하 한병의 시간은 한 시간....
종로에서 마신 청하, 그 한 병이 소모된 시간의 나의 알리바이는 한 시간만큼의 시간 후의
나의 위치가 말해주었다.
청하 한 병
두병의 마지막은 종각.. 그리고 한병... 기억상실... 그리고 경복궁옆에 있는 나.
난 한 병의 기억상실의 시간동안 종각에서 인사동을 거쳐 한국일보 경복궁에 있었던 거다.
나의 무의식중에 난 그 곳을 갔다,
옆문도 닫히고, 앞문도 닫히고... 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한 병만큼의 알코올이 분해되었다. 그 다음부터는 말짱...
임금님의 대문에 기대어 앉아 광화문네거리를 보았다.
길은 넓고 차는 많고 건물은 높고.... 대문은 무지 크고
그 곳에 기대어 앉아있는 흐음은 무지 작고...
어찌 인간이 그렇게 작을 수가 있는지,
간간히 경찰들이 보였지만,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비교상대가 없었으므로,
아니 비교상대는 길, 빌딩,,,빠른 속력의 차들이었으므로,
난 마치 거인국에 들어온 걸리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인국에서는 걸어도 걸어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한다.
제자리걸음처럼 걸어도 걸어도 대문앞을 벗어나지 못한다,
난 뛰었다. 그 너른 길을 뛰었다. 아무것도 따라갈 수 없었다.
빌딩은 너무 높고, 차들은 빠르고, 길은 너무 넓었다.
참 큰 나라였다.
청하 한병을 더 마신 날, 나의 주량을 벗어난 날, 나의 정상궤도를 이탈한 날
세상이 참 큰 것을 알았다.
청하 한 병이 나의 무의식중에 나에게 세상을 보여줬다
내가 본 세상은 걸어서 걸어서 가야하는 세상인지,
아니면 너는 이 세상에 살기엔 너무 작다고 일러주는 것인지...
그것만은 모르겠다.
맑은 정신에 광화문네거리를 가 봐야겠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거대한 나라가 되었던 그 곳이 지금은 어떻게 보이는지...
경복궁 담벼락에 기대어 나를 버리고 도망오고 싶었다.
그 넓은 세상에 나를 유기시키고 난 얼른 도망오고 싶었다. 절대 나를 찾아오지 못하게...
ㅋ
난 걸어도 걸어도 그 곳이었으므로, 나를 버리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그냥 나를 질질 끌고 집으로 왔다.
질질 끌고 집으로 오는 시간은 무지 길었다.
오늘 아침 지각이다.
청하 한 병의 오버는 지금도 계속이다.
머리가 좀 아프다. 그래서 일하고 싶지 않다. 그냥 자고 싶은데...
최저임금이 안되는 그것이 나를 살리기도 하니깐, 최저임금이 아니긴 한가보다.
내가 그걸로 사니깐,,, 어쨌든, 난 살기위해 자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
에너지를 좀 더 날려버릴껄....
어젯밤 광화문거리에서 걸어도 걸어도 뛰어도 뛰어도 거기가 거기더라도,
제자리 걸음이더라도 나의 에너지를 날려버릴껄 하는 후회가 되는 아침이다.
오늘은 아마 기계소리가 나의 뇌파와 어긋나며 나를 뚫어될 듯 싶다.
엇박자....
그거 정말 죽음인데... 나와 기계의 엇박자... 그거 고문인데...
나의 예상은 적중되고 있다. 저 엇박자....
바람이 분다. 살아야 한다
난 이말이 좋다.
바람이 분다. 살아보라고 한다.
난 바람에게 대답한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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