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보고 싶은 시집이 있다.
박진성이라는 스물일곱인지 스물여덟인지 하는 시인의 시집 [목숨]이다.
아주 아픈 시집이다.
토요일에 선생님께 온 시집인데, 몰래 먼저 읽으려고 집으로 가져온....
시집을 읽을땐
그냥 속으로 읽는 방법
소리내어 읽는 방법
그리고 두드려보는 방법이 있다.
난 이 시집을 두드려보기로 했다.
그가 아프면서 한 자 한 자 두들렸을 시를 나도 한 자 한 자 두드리면서 읽어보겠다.
그의 시가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픈 사람에 대한 ,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사람에 대해서 그냥 누워서 읽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
난 두드리는 도구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 곳 플래닛.
모두 다 이곳 플래닛에 두드려 놓는 것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내 컴의 하드에 저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저장하는 방법에도 두가지 excell 과 hwp
엑셀에 두드리기로 했다.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 엑셀에는 검색하기, 정리하기가 편하다고...
난 엑셀로 업무를 하지만, 워드기능으로 사용해본적은 없다, 그렇더라도 혹시 검색하기 좋다니까 하면서 엑셀에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픈 시가, 마치 숫자처럼 수식부호가 있는 엑셀에 누워있는 모습이라니,,,,
시가 아니라 장부같았다.
난 다시 hwp열었다
다시 두드린다
이제 시같은 모습이 되었다.
열심히 두드리다가 생각했다...
내가 한 가지를 하면서 두가지의 결과를 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단 한가지도 얻을 수 없음을
얼마나 많은 잔꾀를 부리고 사는지...
편한 것과 우리가 감동 받는 것은
뇌가 아예 다른 것인데...
그 뇌를 섞어두려했으니, 우뇌와 좌뇌가 섞여버리면 그것으로 정신병원행인데...
난 excell 과 hwp를 각각 두드리면서
제 몫에 대해서 생각했다.
몫은 또 제마다 다른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스타일은 느리고 무식하다.
그래도 그 길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병원행이 될 것이니까....
excell 과 hwp
두 프로그램은 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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