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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사진]꽃...때로는 여기에

by 발비(發飛) 2005. 5. 9.

 

 

 

 

똑같은 꽃이다. 매화

깡통을 보이게 한 것과 보이지 않게 한 것

 

-보이지 않게 한 것-

 

매화스럽게 고고해보인댜.

딱 피었다.

잎도 줄기도 번창하지 않고 딱 저만 피었다

짙지도 없지도 않은 색을 가지고

세상에 목을 빼지도 밀어넣지도 않고

저 할 만큼만 딱 피어있다.

감추어져 있어서 다르게 보이는... 덮혀있어서 아름다운

사람들도 그런다.

감추면 잘 나 보인다

 

 

-깡통이 보이게 한 것-

 

맥주캔이다.

주인과 더불어 있음이 보인다.

사람과 같이 피고 지고 하는 곳임이 보인다.

보이진 않지만, 깡통이 그렇게 말한다.

꽃만 피어있지만,

사랑을 주고 받은 것이 분명하다.

주인은 아마

길거리를 가다 누군가가 꺽어놓은 것을 주워다 꽂았을 것이다.

화병도 준비되지 않은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준비한 것은 없지만,

좀은 미안한 마음으로....

 

툐요일 퇴근길에 누군가 길에 라일락을 버려놓았다.

주워와서 물컵에 담아두었는데,

일요일이 지나자 꽃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래도 난 하루동안 라일락을 사랑했었다.

 

똑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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