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여자를 그리고 싶었는데, 애매하고 맹한 여자가 되었다.
근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나오는 많이 가졌는데 맹한 여자, 애매하고 맹해서 무엇을 가지고도 뭘 해야 할지 몰라 엉뚱한 짓만 하는 그런 여자가 되었다.
눈동자를 가운데 위쪽에 그리고나니 뭔가 궁리하는 여자처럼 되었다.
애매하고 맹한 여자가 궁리하기 시작하면 대형사고를 칠 것 같아, 여자의 눈동자를 아래로 내리고 한쪽 구석으로 몰았다. 금새 뭔가를 찾는 여자가 되었다.
궁리하는 여자보다는 찾는 여자가 낫다 싶었다.
'찾는다'는 것은 내가 시작이 아니다. 내게 있었던 것, 내 곁에 있는 것과 같이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확인하고, 존재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여자의 곁에는 비슷한 꽃들이 화려하게 피어있다.
자세히 보면 모두 다른 생을 타고난 꽃들일 것이다.
애매한 여자는 그 꽃들의 꽃말을 찾아주기로 한다. 아니면 인디언식 이름 짓기여도 괜찮겠다.
향기를 뿜는 주걱
볼을 간지르는 나비
머리카락과 한 몸이 된 반송이
이렇게 몇 마디를 하고 나면 여자는 맹한 여자도 아니고, 애매한 여자도 아니다.
숨은 꽃들의 꽃말찾기를 하면 누구라도 이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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