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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은 내게 송창식과 정훈희가 부른 <안개>로 뒤덮혔다.
영화를 보고 처음에는 마침내, 붕괴, 바다... 이런 단어들이 맴돌다가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은 시작됐다.’라는 대사에서 생각과 마음이 멈췄다.
지금은 태풍이 금방이라도 덮칠 듯이 낮고 검은 하늘, 산처럼 솟아오르는 파도, 바람과 함께 밀려들어오는 거대한 바다, 그 앞에서 사라지는 작은 산 혹은 무덤.
사람과 사랑이 소멸되는 격한 시간에 흘러나오는 <안개>,
정훈희에 이어 송창식의 목소리가 들리자 심장이 툭하고 떨어지며 마침내 실감나는 슬프고도 슬픈, 희망이라고는 1도 남지 않은 슬픈 결말의 로맨스 영화.
나는 그 바다를 그리고 싶었다.
... 그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안개 속에 외로이, 하염없이 나는 간다. 돌아서면, 가로막는 낮은 목소리 바람이여, 안개를 걷어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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