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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飛가 쓴 詩, 小說

[발비詩]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며, 안녕

by 발비(發飛) 2023. 12. 23.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며, 안녕

오래된 일기장 속에 꽂혀있는 나뭇잎에 인사를 한다. 안녕
발밑에서 잠든 강아지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남향집 거실을 가득 채운 아침햇살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현관문 앞에 놓인 택배상자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1층 엘리베이터 앞으로 굴러들어온 지난 가을 낙엽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보도블럭 틈을 밀고 올라온 민들레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핸들에 두 손을 올리고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길가에 굴러다니는 과자봉지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강변으로 내려가는 언덕길에 박힌 작은 돌멩이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강물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억새들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귀밑 머리카락 사이에 맴도는 바람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강물에 뿌려진 내 친구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그리고, 
감히 바라봤던 세상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끝내 용서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인사를 한다. 안녕

따박따박. 빠짐없이 인사를 한다. 안녕

(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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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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