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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대로 詩

[김종삼] 행복

by 발비(發飛) 2006. 11. 3.

행복

 

김종삼

오늘은 용돈이 든든하다

낡은 신발이나마 닦아 신자

헌 옷이나마 다려입자 털어 입자

산책을 하자

북한산성행 버스를 타 보자

안양행도 타 보자

나는 행복하다

혼자가 더 행복하다

이 세상이 고맙다 예쁘다

긴 능선 너머

중첩된 저 산더미 산더미 너머

끝없이 펼쳐지는

멘델스존의 로렐랑이 아베마리아의

아름다운 선율처럼.

 

전제는 사회적으로.....

천상병시인보다 어쩌면 더 홀로였었을 김종삼시인이 말하는 행복론이다.

 

차비정도의 용돈과 다리고 털어서 좀 더 나아보이는 옷 한 벌이 있다면

세상은 보기에 아름답고 살기엔 행복하단다.

세상은 마치 산처럼, 산 하나 넘으면 또 한 세상, 그 너머 산 하나 넘어서 또 한 세상...

바라보면 부드러워보이기도 하는 세상의 겹겹이란다.

멘델스존의 부드러운 선율과 닮은 세상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단다.

 

오늘도 늦은 아침을 맞았다.

검색창에 '행복'이라고 두드려보았다.

행복이라는 세상은 끝도 없이 펼쳐져있었다.

몇 개의 페이지를 넘겨도 내가 느끼는 행복과 닮은 세상은 없었다.

행복이 다른 거구나.

혹 어디엔가 있을 나의 행복을 찾아 오랜시간을 페이지를 넘기다, 만난 행복이다.

 

김종삼시인의 '행복'

이 행복에 동의를 하며, 이 행복에 당당히 손을 들어 동참을 하며,

 

그러나, 그 행복이 이 세상의 행복과는 좀 멀다는 생각에 조금은 짠하기도 하며

그가 행복의 선율이라고 느낀 멘델스존의 로렐라이 아베마리아를 듣고싶다. 행복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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