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김종삼
오늘은 용돈이 든든하다
낡은 신발이나마 닦아 신자
헌 옷이나마 다려입자 털어 입자
산책을 하자
북한산성행 버스를 타 보자
안양행도 타 보자
나는 행복하다
혼자가 더 행복하다
이 세상이 고맙다 예쁘다
긴 능선 너머
중첩된 저 산더미 산더미 너머
끝없이 펼쳐지는
멘델스존의 로렐랑이 아베마리아의
아름다운 선율처럼.
전제는 사회적으로.....
천상병시인보다 어쩌면 더 홀로였었을 김종삼시인이 말하는 행복론이다.
차비정도의 용돈과 다리고 털어서 좀 더 나아보이는 옷 한 벌이 있다면
세상은 보기에 아름답고 살기엔 행복하단다.
세상은 마치 산처럼, 산 하나 넘으면 또 한 세상, 그 너머 산 하나 넘어서 또 한 세상...
바라보면 부드러워보이기도 하는 세상의 겹겹이란다.
멘델스존의 부드러운 선율과 닮은 세상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단다.
오늘도 늦은 아침을 맞았다.
검색창에 '행복'이라고 두드려보았다.
행복이라는 세상은 끝도 없이 펼쳐져있었다.
몇 개의 페이지를 넘겨도 내가 느끼는 행복과 닮은 세상은 없었다.
행복이 다른 거구나.
혹 어디엔가 있을 나의 행복을 찾아 오랜시간을 페이지를 넘기다, 만난 행복이다.
김종삼시인의 '행복'
이 행복에 동의를 하며, 이 행복에 당당히 손을 들어 동참을 하며,
그러나, 그 행복이 이 세상의 행복과는 좀 멀다는 생각에 조금은 짠하기도 하며
그가 행복의 선율이라고 느낀 멘델스존의 로렐라이 아베마리아를 듣고싶다. 행복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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