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1 [일기] 똑같아-우리의 생애가 발각되지 않기를 일하다 자료를 보던 중에 어느 신부님 이야기가 있었다. ... 신부님이 보고 싶었다.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그곳에 갇혀지내던 날들이었다. 내가 그 답답함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루에 한 번씩 들른 오락실에서 멍하게 앉아 벽돌을 깨는 것이었다. 그 멍한 힘으로 하루를 살았다. 탈출, 그 꿈을, 그 생각을, 떨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때도 오락실 벽돌을 아무도 깨지 않을 때라 그 오락실에 있던 두 대의 고물 벽돌깨기 오락기는 늘 내 차지였다. 빈 옆자리까지. 어느 날, 그 자리에 사람이 있었다. 늘 비어있던 자리에 사람이 있으니 멍~이 안되었다. 한 레벨씩 올라갈 때마다 잠시 쉬는 동안 멍한 눈으로 옆에서 벽돌을 깨고 있는 사람이 마치 그림인 듯 보았다. 몇 레벨이 올라갔고, 그때마다 옆자리 그 사람.. 2020. 10.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