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나의 집이 이렇게 생겼었구나!
누군가가 피웠던 향냄새가 참 좋다.
아마 엄마겠지.
내가 향 피우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나보다.
엄마가 내가 없는 방에다 향내를 가득 피워두었네.
내가 언제 올 줄 알고...
가기 얼마전 사 두었던 자전거의 파란색이 참 이쁘다.
중랑천 한 번 달려줘야지.
냉장고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구나
시장를 봐다 넣어야 할까
아님 엄마의 말처럼 안동엘 가야 하나
아버지가 그리도 딸을 기다리신다니... 울 아버지, 멋지다. 안 편찮으시고, 아주 멋지다.
올케가 써 둔 편지가 모니터 앞에 있다.
철없는 시누를 잘 도닥거리는 글씨들이 태글거린다.
기다리던 친구
김상은 일단 자라고 한다.
래미안은 언제 안동오냐고 안동으로 오겠단다.
좋다.
참!
좋다!
깔끔한 나의 집이 너무 좋다.
파키스탄에서 물린 빈대상처를 일단 치료해야 한다.
너무 지독하게 물렸다.
히말라야 빈대!
나의 귀향을 독촉한 전령사들이다.
씻어야겠다.
비나이다는 좀 가벼운 맘이 된 듯 하다.
지금은 말이다.
세상이 좀 떨어져 보인다.
그럼 찬찬히 다시
안녕!
잘 잘께
아주 푹 잘께.
나, 나를 깨우지 마!
여긴 집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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