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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마음에 안 드는 책들

by 발비(發飛) 2005. 5. 13.

항상 재미있는 책들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인쇄소에서 도착한 인쇄물들을 가지런히 기계에 올려놓는 일은 나를 설레게 한다.

정합(종이들을 가지런히 맞추는 일)하고 나면,

난 의례 무슨 책인가를 본다.

물론 제목도 없고, 어느 분야의 책인지도 모른다.

다만

활자의 내용만으로 추측할 뿐이다.

검고 반짝이는 활자들이 아름다운 시를 만들고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한 일...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합을 하는 와중에도 한 행씩 잘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의 시 또는 글을 다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장에 대한 궁금증이 덜하니까.. 난 시가 찍힌 인쇄물을 좋아한다.

짜투리 인생에 적합한 것이 시가 아닐까...

하지만~

오늘처럼 공인중계사 문제집이 오면 재미가 없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그냥 활자이기만 인쇄물..

그런 인쇄물이 오면, 난 어깨에 힘이 빠진다.

오늘은 종일 아마 종일,,,,

공인중계사문제집만 보게 될 것 같다.

공인중계사문제집은 길고,,,,

무선제본이고, 그리고 색깔도 그다지 이쁘지 않다.

다만 그냥 문제가 있고,

정답이 있고.

그것들이 같이 있으면 그래도 나은데....

문제는 앞에 따로

답은 뒤로 따로... 심심풀이로 맞춰볼 수도 없다.

뭘하고 놀지?

나에게 제본소는 놀이터인데... 오늘은 재미없는 날이다.

이반장님은 상관없다는 데... 난 상관이 있다.

오늘은 점심을 먹으로 가야할까보다..

기계에 기대앉아 읽을 것이 없으므로...

사장님 사모님이 어젯밤에 오셔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파지들을 다 치우셨나보다.

단 한 장도 굴러다니는 것이 없네..

이리 막막할때가....

 

아무것도 없는 지금,

기계앞에서 놀거리를 찾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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