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수련
아이리스가
있는정원
루앙성당
난 모네의 그림을 본다
먼저 얼굴을 그림에 가까이 대고 붓들의 방향을 본다
그의 그림에는 붓들의 길이 잘 보인다.
붓들은 사방팔방으로 길게 혹은 짧게 길길이 뛰고 있다.
그의 그림을 가까이 보면
눈이 좀은 어지럽다
그럼 어지러운 눈을 좀 멀리 둔다
머리가 젖혀질 정도로 뒤로 둔다
그럼 마치 착시현상그림들 처럼 붓들의 길들이 움직인다
그리고 부드러워진다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붓들이 꿈틀 움직이면서 점점 부드러워진다
부드러워지는 순간
그림들이 생명을 얻는다
움직인다.
좀 전까지만 해도 움직이지 않던 그림들이
적당한 거리(이건 내생각인데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가 되면
움직인다.
출렁거릴 것들은 출렁거리고,
반짝일 것들은 반짝이고....
그 다음 좀 더 멀리
이젠 그림은 더 이상 그림이 아니라 마치 사진처럼 실제의 모양이
된다.
어쩌면 사진보다 더 선명한 사실이 된다
그 즈음이면 난 탄복한다
두번째 단계를 넘어서.
가까이와 아주 멀리를 반복해본다.
같은 그림인데.
거리에 따라서 보이는 것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난 모네의 그림을 좋아하고
또 모네의 거리를 좋아한다.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을 만날때 난 모네의 거리를 항상 생각한다
이 사람과 나와의 거리는 어디일까]
첫번째 혹은 두번째 혹은 세번째
우리는 사람끼리 가져야 하는 고유의 거리가 있다
어떤 사람과는 절대 더 이상 가까워져서는 안되는 관계
어떤이는 장점만 보아야 유지되는 관계
그리고 어떤이는 나의 장점과 그의 단점을 모조리 알아야만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그런 관계
공존해야 할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낯선이, 아는 이, 친구, 애인, 가족...
거기에 따라 거리가 달라지는 것.
아는 이에게 친구와 같은 거리. 아니면 가족과 같은 거리를 두면,
아는 이는 더 이상 아는 이가 되지 않는다.
난 모네의 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리를 파악하지 못해 사람을 잃기도 했으니까,
어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연스럽게 잘 하는데, 난 좀
모네의 그림을 볼 때마다 전율하는 이유.
거리에 따라 그림이 움직인다
유기체가 되는 것
고흐의 그림은 가까이에서는 붓이기만 하다가
떨어지면 그림이 요동을 치는데,,,, 모네는 내게는 반대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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