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동생과 친척 동생을 집으로 초대했었다.
간만에 누군가 집에 온 거라 당황이 되었는지, 컵과 유리캔들을 떨어뜨려 깨버렸다.
바닥을 타일로 한다고 했을 때,
친구는 그릇을 떨어뜨리는 순간 아작이 나는데 괜찮겠냐고,
너 같은 가시손이.. 그랬었다.
정말 아작이 나더라.
치우다가 발가락과 손가락이 나도 모르게 베었던 모양이다.
며칠이 지나도 상처는 보이지 않는데 아팠다.
파상풍인가 걱정하며,
약국에 갔더니, 그냥 안에 상처가 난 것이라고, 만약에 유리조각이 안에 있다면 이미 곪았을 것이라고 했다.
며칠이 지나자 괜찮다.
그 후, 그릇들을 보니 겁이 난다.
떨어뜨릴까 봐, 깨질까 봐.
그래서 어제는 나무로 만든 작은 볼에 먹을 것을 담아 먹었다.
깨질 걱정, 유리 파편의 걱정이 없으니, 마음이 편했다.
이제부터 본론.
'나무로 만든 그릇'을 찾아보려고,
'나무 그릇'이라고 검색을 하니, 뭐가 중구난방이다.
'칠기 그릇'이라고 검색을 하니, 일본 우동 그릇이 잔뜩 나온다.
'절 밥그릇' 이라고 검색을 하니, '공양' 이라는 말이 나온다.
'공양 그릇' 이라고 검색을 하니, '바리때'라는 말이 나온다.
'바리때' 라고 검색을 하니,'발우'가 나왔다.
'발우'를 검색을 하니, 차곡차곡 잘 쟁여서 정리할 수 있는 나무 그릇이 나왔다.
그래, '발우', '바루'라고도 한다고 했다.
스님이 밥을 먹은 것은 '공양' 사용하는 그릇은 '발우' 혹은 '바루'
맞아. 그랬던 것 같다.
발우는 원래 흙이나 금속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사분율 四分律>은 출가한 승려가 불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계율을 자세히 기록한 불교의 율전인데,
<사분율>에는 진흙발우(泥鉢)와 철발우(鐵鉢)만을 인정하고 나무발우(木鉢)은 외도법이라 하여 쓰지 못하게 규정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가볍고 실용적이라서 대부분 스님들이 나무발우를 사용한다고 했다.
부처님이 생명이 있는 나무로 발우를 쓰는 것을 금지하여, 지금도 스님 중에는 나무로 만든 발우를 꺼려하시는 분도 있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
단어 하나 찾았다고, 괜히 하루가 든든해진다.
그래도 나는 나무발우가 맘에 든다.
일본 우동 그릇보다는 훨씬 맘에 든다.
스님들이 공양 때 사용하는 발우 셋트를 사서 타일 바닥에 대처해 봐야겠다.
또 다치면 안되니까.
아픈 건 싫으니까.
우리 집의 콘셉트였던 White & wood에도 딱 맞으니 그렇게 하기로 한다.
-잠시 딴 소리-
지난 일요일에 강남 고속터미널 근처에 갈 일이 있어, 꽃 상가에서 완전 꽂힌 화분이 있어 사왔다.
이름은 '마오리 크로키아'
시크함의 절정.
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성격은 좀 까탈스럽다 한다.
식물들도 낯을 가린다는 꽃집 아저씨의 말에 동의하며
일단 보호 감찰키로 하고, 물도 주지 않고 만지지도 않고 가만히 둔다.
마오리 코로키아와 발우는 너무 다른 나무다.
가늘고 가는 가지를 가진 마오리 코로키아는 오직 나무로만 살 것이다.
마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마오리족처럼 생존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데,
리뷰들을 보니, 생존력이 약하다고 한다. 강하라고 붙인 이름인가. 아니면 강하라는 염원때문인가.
암튼 마오리 코로키아는 생존이 목적인 나무의 삶이다.
발우를 만드는 느티나무와 같은 것은 그 쓰임이 중요한 나무의 삶이다.
생존이 중요한 나무와 쓰임이 중요한 나무가 한 공간에 있게 되었다.
발우
승려들이 공양(식사)할 때 사용하는 식기를 발우(鉢盂)라고 한다. 보통은 바리때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식기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파트라(patra)’에서 유래한 것이다. 발우는 네 가지로 이루어지며 큰 것부터 보면 밥그릇, 국그릇, 물그릇, 찬그릇이다. 가장 큰 밥그릇에 나머지가 크기대로 차곡차곡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다. 공양 때 위치를 보면 밥그릇이 왼쪽, 국그릇이 오른쪽이며, 각각의 뒤에 찬그릇과 물그릇이 놓인다. 네 가지를 정사각형이 되게 놓으며 수저 한 벌, 발우 받침대, 발우 수건, 수저집이 하나의 발우 세트가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우 (한국의 박물관: 불교, 2000. 4. 20., 문예마당)
바루공양 [─供養]
불교 사찰에서 행하는 전통적인 식사의례. 승려가 공동생활을 할 때 필요한 규범과 법식에 따라 식사함을 말한다.
정의
불교 사찰에서 행하는 전통적인 식사의례(食事儀禮).
내용
사찰에서 승려가 공동생활을 할 때, 필요한 규범과 법식에 따라 식사를 함을 말한다. 사찰에서는 식사를 공양(供養)이라 한다. 식사에 대한 고마움과 공덕을 나타낸 말로, 이를 의례화하여 식사를 하는 것을 바루공양이라고 한다. 그 준비물은 각자가 바루(식기) 한 벌과 그에 따른 부속물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바루는 밥그릇 하나, 국그릇 하나, 물그릇 하나, 찬그릇 하나의 4합(四合)이며, 이 가운데 밥그릇이 제일 크고, 그 다음이 국그릇, 다음이 물그릇, 그 다음이 찬그릇으로, 이들은 모두가 밥그릇 안에 포개져 하나를 이룬다. 보통 때는 이를 포개어 하나로 하고 식사 때는 넷을 정방형으로 펴 놓는다. 바루를 펴는 것을 종체기용(從體起用)이라 하고 다시 하나로 포개는 것을 섭용귀체(攝用歸體)라고 한다.
네 바루 중 밥그릇은 왼쪽 앞, 국그릇은 오른쪽 앞, 물그릇은 오른쪽 뒤, 찬그릇은 왼쪽 뒤에 펴 놓는다. 바루에 따른 부속물은 수저 한 벌, 바루받침 하나, 바루수건 하나, 수저집 하나이다. 평소에는 포개진 바루 속에 이들 부속물을 담아 일정한 장소의 자기 자리에 질서있게 놓아둔다. 식사를 알리는 식종(食鐘)이 울리면 승려들은 각각 정해진 자기 자리에 앉는다.
식사의 장소는 그 절의 큰방이며, 앉는 자리는 큰방 안을 향하여 중앙이 어간(御間:중심이 되는 자리)으로서, 바로 앞에 조실(祖室)의 자리가 마련되고, 조실자리를 중심으로 왼쪽이 청산(靑山)의 자리이고, 오른쪽이 백운(白雲)의 자리이다. 청산이란 그 절에 상주(常住)하는 이들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주지·총무·교무·재무 등의 소임자(所任者), 즉 사판승(事判僧:사찰의 행정, 살림을 맡은 스님)의 자리가 차례로 마련된다. 조실자리 오른쪽의 백운은 ‘머무르지 않고 구름과 같이 떠다닌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수행승(修行僧)인 이판승(理判僧)의 자리라는 뜻이다. 백운석의 왼쪽부터 오른쪽으로는 입승(立繩:선방수행의 책임자)·찰중(察衆:선방 승려들을 감독하는 승려) 등의 이판승이 차례로 자리에 앉는다.
바루공양의 절차는 먼저 각자가 자기 바루를 가지고 자리에 앉으면 죽비를 세 번 쳐서 바루를 펴라고 알린다. 그리고 이어 한 승려가 하발게(下鉢偈)·회발게(回鉢偈)·전발게(展鉢偈)를 창한다. 이때 대중은 각자 자기 바루를 펴고, 젊은 승려 네 사람이 밥통·국통·물통·찬통을 들고 대중 앞을 돌면 자기 양에 맞추어 각자는 밥·국·물·찬을 취한다. 이어 한 승려가 창식게(唱食偈)·수식게(受食偈)를 창하여 식사에 대한 참뜻을 알린다.
이어서 봉발게(奉鉢偈)를 창하면 밥을 담은 그릇을 받들어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죽비를 세 번 치면 묵언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가 끝나갈 때 죽비를 두 번 치면 숭늉을 돌린다. 자기가 취한 식사는 하나도 남겨서는 안 되고 식사가 끝나면 물그릇에 받았던 물로 바루를 깨끗이 씻고 바루수건으로 깨끗이 닦는다. 이때 찬상과 바루 씻은 물을 모두 거두어간다.
이어서 한 승려가 오관게(五觀偈)·생반게(生飯偈)·정식게(淨食偈)·삼시게(三匙偈) 등을 창하여 식사의 의미를 알리고, 절수게(絶水偈:물을 아끼자는 게송)를 창하여 바루를 씻은 물을 아귀에게 베풀어 공덕을 쌓음을 알린다. 그리고 해탈주(解脫呪:해탈을 염원하는 주문)로 식사의 공덕을 다시 확인하고 수발게(收鉢偈:바루를 거두는 게송)를 창하고 죽비를 세 번 치는 것으로 바루공양이 모두 끝난다.
식사가 끝난 뒤 사찰운영에 대한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죽비 세 번을 치기 전에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대중공사(大衆公事)라 한다. 바루공양의 의의는 공동생활을 함에 있어 필요한 질서이며, 한편 수행자로서 식사생활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바루공양 [─供養]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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