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사람 다리 사이로 보였다.
이른 아침 음소거된 비둘기가, 고개를 숙인 비둘기가
지난 밤 누군가가 토해놓은 밥알을 쪼아 먹고 있다.
건널목 신호가 바뀔 때까지
비둘기는 고추가루 섞인 밥알을 쪼아 먹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겠어?
어떻게 얼굴을 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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